하루하루의 삶/160529
하루하루의 삶
기어이 서툰 하루는 나를 넘고야 말았다
등나무 줄기처럼 연리지를 두둔하며 그렇게 속으로 속으로 더 단단해져가는 생의 한가운데에서 또 다른 삶은 이야기한다
새벽넠 산비탈 밭을 쟁기질하는 늙은 황소의 큰눈망울과 힘겹게 몰아쉬는 거친 숨소리에서 의미를 찾는다
막걸리 한사발에 풋고추 된장 찍어 베어 물고 한줄기 바람은 힘줄 두드러진 투박한 손등에 입맞춤한다
많은 하루가 이렇게 와서 때론 비탈에 홀로핀 할미 꽃이되고, 반쯤 벌레먹은 낙엽이되고, 하얗게 새상을 뒤덮는 눈이 되어갔다
긴 여행은 밀물처럼 나를 사구沙邱에 데려다주고
시간이 흘러흘러 다시 빈 조개 껍데기처럼 덩그러니 모래턱에 누어서 마지막 썰물의 기다림을 배운다
- 삶의 끝에서 중에서
새벽 다섯시에 눈을 번쩍 뜬다.
아! 시간이 얼마 안됐구나.
다시 누우려다가 일어나 설겆이를 한다.
일박이일 일정으로 상경한 아내가 저녁 늦게 올 것이다.
나도 경기도에서 있는 결혼식에 다녀와서 저녁에는 또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와 만나야한다.
아내가 집을 비우면 최소한 설겆이는 꼭 해놓으려고 한다.
그게 아내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설겆이를 마치고 산책에 나선다.
그런데 내려와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다시 우산을 가지고 내려와 한시간 남짓 산책을 하고 이제 버스를 타고 집결지로 향하고 있다.
이것이 일상이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가고 또 올것이다.
여태 세월은 그렇게 흘러갔다.
삶이란게 무엇인지는 나도 아직 모른다.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즐겁게 산다면 행복하고
어두운 생각들이 나를 짓누를 때 고뇌에 빠짐을 안다.
살아 숨쉬는 한 항상 밝고 즐거운 마음을 품고 살 일이다.
때로 고통에 신음할지라도...
흐린 휴일이지만 오늘도 행복하시길...
조용필의 "어제 오늘 그리고"
https://youtu.be/ADd7esHE8W4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https://youtu.be/mRWxGCDBR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