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 데는 약도 소용없다/170814
늙는 데는 약도 소용없다
노자약적무용(老子藥亦無用)
어떤 나이든 재상(宰相)이 젊은 첩을 두고
심히 사랑하여 밤마다 잠자리를 같이 하였다.
그러나 첩을 기쁘게 하지 못해 한탄하다가
신묘하다는 가루약을 구하여 베개 곁에 두고
아침마다 따뜻한 술에 타서 마시기를
몇 달 동안 하였으나 조금도 효험이 없었다.
그런데 마당쇠가 주인이 아침마다 약 먹는 것을 엿보고는
틀림없이 좋은 약이리라 생각하여 한번 먹어보아야 하겠다고
노리던 중 어느 날
재상이 아침 일찍이 공무로 출타한 틈을 타
그 약을 따뜻한 술에 두어 숟갈 타 마시고 나서 며칠 후부터
십여 일 간 나타나지 않았다.
재상이 마당쇠가 십여 일이나 되도록 보이지 않자
다른 종에게 불러 오라 하였다.
잠시 후 마당쇠가 들어와서 재상이 묻자.
그러자 종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소인이 감히 무엇을 속이겠습니까?
대감마님께서 아침마다 잡수시던 약을
두어 숟갈 훔쳐 따뜻한 술에 타서 마셨는데,
며칠 후 갑자기 양기(陽氣)가 크게 성하여져 참을 수가 없어
소인의 처와 밤낮으로 화합하여
십여 일이 지나도
조금도 굽힐 줄 모르니
이대로 가다가는 곧 죽을 것만 같아
참으로 후회막급입니다."
재상은 그 말을 듣고 한탄하며 말한 후
그 약을 모두 분뇨(糞尿)속에 부어 버렸다.
"원래부터 이 약은 늙은 사람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는 약이로구나."
나는 일찍이 그걸 알았기에 먹어도 나이든 사람에게
별 효과도 없는 비아그라나 인나그라, 올라가그라 같은 약을 먹지 않는다.
그런데 약 때문에 한번 크게 실수한 적이 있긴 하다.
내가 모시고 사는 마님이 조금 무섭기는 해도
몸에 좋은 건 혼자 안 먹고 같이 나눠주곤 하셨다.
그런데 몇 년 전에 무슨 약인지는 몰라도 혼자서 몰래 드시는 거다.
그래서 혼자 생각하기를 웬만하면 조금 나눠 줄 텐데
얼마나 좋은 약이길레 혼자 몰래 드실까하는 궁금증과 함께
서운함이 밀려왔다.
그래서 마나님이 안계신 틈을 타서 한 알씩 빼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역시 좋은 약이라서 그런지
며칠밖에 안 먹었는데도 약간 어지럽기도 하고,
약간 몽롱하기도 하고 아무튼 몸에 이상한 느낌이 오는 게
틀림없는 명현현상이라...
며칠만 더 먹으면 확실히 효과를 보겠구나 라며 쾌재를 부르고 있던 차에
우연히 마님께서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이상하다.
왜 내 갱년기 약이 이렇게 빨리 떨어지지...“
“머시라고라~~”
워매 약에 욕심내다가 하마터면 디질뻔 했당께^^
그래서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말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이제 날이 선선해지니 납량특집을 마무리해야 쓰것지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