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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를 묻는 그대에게 /류시화/250516

서까래 2025. 5. 16. 10:14

삶의 의미를 묻는 그대에게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 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또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

이제 막 태어나는 자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를

나는 보았네.

 

- 류시화

 

흔히들 그런 말을 한다.

사니까 살아지더라.”

분명 삶의 의미는 있겠지만

우리가 삶을 수행하는 자세로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화두(話頭)를 붙들고

살 필요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 보다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게 보다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삶을 산다면

그 또한 살아도 사는 게 아닐 것이다.

복잡하게 생각하면 머리만 아프고

그냥 사니까 살아지고,

조금이라도 더 의미 있게 잘 살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면 되지 싶다.

 

화두 얘기가 나왔으니 잠시 살펴보고 가자.

화두(話頭)는 불교에서 참선 수행자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참구(參究)하는 것을 말하며,

우리 나라 참선수행자들이 널리 채택하여 참구한 화두는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狗子無佛性)’,

이 무엇고(是甚麽)’,

뜰 앞의 잣나무(庭前栢樹子)’,

삼 서근(麻三斤)’,

마른 똥막대기(乾尿橛)’ 등이다.

 

구자무불성은 무자화두(無字話頭)라고도 하는데,

우리 나라의 고승들이 이 화두를 참구하고 가장 많이 도를 깨달았다고 한다.

한 승려가 조주(趙州)스님을 찾아가서

개에게도 불성이 있는가를 물었을 때

()”라고 답하여 이 화두가 생겨났다.

부처님은 일체 중생에게 틀림없이 불성이 있다고 하였는데,

조주스님은 왜 없다고 하였는가를 의심하는 것이 무자화두법이다.

 

이 무엇고화두는 이 몸을 움직이게 하는

참된 주인공이 무엇인가를 의심하는 것으로,

무자화두 다음으로 널리 채택되었다.

또한, ‘뜰 앞의 잣나무는 어떤 승려가 조주스님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祖師西來意)이 무엇인가하고 물었을 때 답한 말이다.

삼 서근어떤 것이 부처인가하는 물음에 대하여

운문종(雲門宗)의 수초선사(守初禪師)가 답한 말이며,

마른 똥막대기어떤 것이 부처입니까하는 물음에 대하여

문언선사(文偃禪師)가 답한 말이다.

 

이와 같이 화두는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고 있는

문답에 대하여 의문을 일으켜 그 해답을 구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이 화두를 가지고 공부를 할 때는

간절한 마음으로 공부하기를 마치 닭이 알을 품은 것과 같이 하며,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와 같이 하며,

어린아이가 엄마를 생각하듯 하면

반드시 화두에 대한 의심을 풀어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보고 있다.

(이상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발췌)

 

벗이여!

내게 왜 사느냐고 묻지 마시게.

나도 그걸 모르고 산다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도 이제 중반을 넘어가고

한낮의 기온이나 우거진 수목들은

초여름을 방불케 합니다.

한주를 보내고 나면 허무함이 밀려옵니다.

삶의 의미도 모르고 사는 주제에

한주의 의미를 따져서 무엇 하라만

정말 한 주일은 너무도 빨리 허망하게 지나갑니다.

 

하지만 가는 세월은 세월이고

아름다운 계절에 맞이하는 주말,

의미 있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음표) 이숙의 우정

https://youtu.be/pYXOXKKzS4Y

 

(음표) 김범수의 보고 싶다

https://youtu.be/hlx3DZQA5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