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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하여/정호승/250627

서까래 2025. 6. 27. 10:08


결혼에 대하여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 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국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깍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 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나뭇가지들이 밤마다 별들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기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 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 장쯤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오면 땅의 벌레 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깊으면 가끔은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속삭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 정호승

 

결혼(結婚)의 사전적 의미는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정호승시인께서 위 시에서 말하는 결혼은

아마도 인간관계(人間關係)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지 않을까 싶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사귀고 결혼하고, 교우하라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면 가정이 화평하고

좋은 벗을 만나면 인생이 즐거우며

좋은 통치자를 만나면 나라가 부강하고 국민이 행복하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굳이 윤석열이 같은 인간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으라는 애기는 하고 싶지 않다.

사실 그때는 나라가 나라도 아니었다.

 

어쨌건 그래서 유유상종(類類相從)하며 살아가는 세상이고

그렇게 끼리끼리 어울리며 끼리끼리 살아간다.

하지만 때로는 합종연횡(合從連橫)도 필요하고

때로는 오월동주(吳越同舟)의 고사(故事)처럼

()과도 동침(同寢)하며 살아야 하는 게 인생이 아닌가 싶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고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행복할 것이다.

그 사람이 그대고 우리였으면 좋겠다.

 

세월이 참으로 빠릅니다.

벌써 6월이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는 금요일입니다.

주말을 거쳐 월요일이 지나면 6월과도 작별을 고해야 합니다.

가는 세월을 어찌하겠습니까.

오늘아침 영산강 산책길에 대충 담아본 6월말 풍경사진 올려봅니다.

 

6월의 마지막 주말 즐겁고 행복하고

알차게 보내시길 빕니다.

오늘 하루도 기쁨과 행복이 넘치소서^^

 

(음표) 조용필의 돌아오지 않는 강

https://youtu.be/2BnNa9b6Omw?list=RD2BnNa9b6Omw

 

(음표) 최진희의 뒤늦은 후회

https://youtu.be/pj12zCWg4DM?list=RDpj12zCWg4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