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덜길에서...
시계바늘이 정오를 향해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시각,
무등을 바라보며 차를 몬다.
하늘을 바라보니 물반 고기반이 아니라, 뭉게구름이 하늘의 절반을 가리고 있다.
내심 오늘은 우중산행을 기대했었다.
그것도 가능하면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시무지기를 만나보고 싶었다.
시무지기를 아는가?
시무지기는 세무지개의 전라도 방언이고,
무등산의 동쪽 기슭에 시무지기폭포가 있다.
세개의 무지개가 뜬다는 시무지기 폭포...
한번 보고 싶지 않은가?
근데 세 무지개가 아무때나 뜨지는 않을 것이다.
갈수기엔 물이 많지않아 별볼일이 없다지만 수량이 풍부할 땐 그 풍광이 가히 장관이란다.
은근히 올 여름을 기대했는데 오늘은 시각도 너무 늦었고 기대했던만큼 비도 많이 내리지 않았다.
사실은 어제 모처럼 만난 벗들과의 술자리가 너무 길었던 탓일게다.
즐거운 자리는 파하기 싫은게 인지상정^^
조금 과했음이야@@
그렇다는 얘기고...
원효사에 차를 세우고 늦재방향으로 걷는다.
나중 코스는 상황에 맡기고 일단 덕산너덜을 만나러 중터리길로 들어선다.
쉬엄쉬엄 싸묵싸묵 걸어서 덕산너덜에 다달아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새인봉과 광주시내를 굽어보며 신선주 한잔을 음미한다.
시원한 기운이 온 몸에 싸하니 퍼지면서 입에서는 카~~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제 밤 벗들과 마신 술기운이 싹 사라지고 무등의 정기가 온 몸에 퍼지면서 일주일 아니 그 동안 쌓인 피로가 절로 사그러든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한 마리 잠자리가 한쪽 눈을 지긋이 감고서 오수를 즐기고 있다.
그래,
오수를 즐기고픈 나른한 오후다.
모르겠다.
신선주에 취해 잠시 일장춘몽이나 꾸고 갈까나^^
무더운 오후지만 모쪼록 즐겁고 유익한 휴일되시길 빕니당~~
헤헤헤^^^
(음표)(음표)김태곤의 망부석과 송학사
너덜길에서 휴식을 취하며 카톡을 날리고 백운암터를 지나고 중머리재를 지나 중봉을 향해 오르는데,
한 여름의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용추봉오르는 길목의 데크에 잠시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데 가늘게 불어오는 실바람이 보통 시원한게 아니다.
시원한 바람을 벗삼아 한시간 가량 오수를 즐기다가 일어나니 다섯시가 넘었고, 사람의 그림자 하나 찾아볼 수가 없다.
중봉을 거쳐 무등산옛길 따라 하산하다 원효계곡시원지에 이르러 시원한 계곡물에 잠시 몸을 담그니 온몸이 시릴정도로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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