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수피의 이야기 중에 알렉산더가 세상을 떠나 천국에 도착한 사연이 있다.
그는 자신의 왕국, 황금, 다이아몬드와 같은 모든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물론 현실 속에서 그런 건 아니지만 머릿속으로는 그랬다.
그는 알렉산더라는 자신의 존재 자체로 인해서 너무나 많은 짐을 지고 살았다.
천국의 문지기가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왜 그리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나?”
알렉산더가 대답했다.
“무슨 짐을 말하는 겁니까?”
문지기는 알렉산더에게 저울을 건네주면서
저울의 한쪽 접시에 인간의 눈 하나를 올려놓았다.
그는 알렉산더에게 자신의 육체, 이른바 자신의 위대한 짐,
보물과 왕국을 다른 쪽 접시 위에 올려놓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눈동자가 여전히 알렉산더의 모든 왕국보다 더 무거웠다.
문지기가 말했다.
“이 인간의 눈은 인간의 욕망을 대변한다.
그대의 왕국이 아무리 대단하고
그대가 아무리 노력해도 인간의 욕망을 능가할 순 없다.”
문지기는 그 눈동자에 약간의 흙을 뿌렸다.
그러자 눈이 갑자기 깜빡이더니 무게를 모두 잃어버렸다.
진정한 ‘이해’라는 약간의 흙을 ‘욕망’이라는 눈동자에 뿌려라.
그러면 욕망은 사라지고 아무런 무게가 없는 필요만 남는다.
필요는 아주 적으며 아름답다.
욕망은 추하고 인간을 괴물로 만든다.
욕망은 미친 사람들을 낳는다.
평화로움을 선택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면 아주 작은 공간,
아주 적은 음식, 적은 옷가지, 단 한 명의 연인으로 충분하다.
<오쇼 메디테이션 365> 중에서
욕망(欲望)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을 가지고자 하거나 간절하게 바람”이다.
욕망이 없다면 사람이 아닐 것이다.
“빈자의 아버지”로 불리셨고 유산으로 단돈 14만원을 남기고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욕망은 있으셨을 것이다.
또한 무소유의 삶을 살다 가신 법정스님께서도 욕망은 있으셨을 것이다.
다만 우리 같은 범인(凡人)들이 추구하는 욕망과는 방향과 정도가 다르셨을 것이다.
어쩌면 욕망이 없는 인간은 존재의 가치가 없는 빈껍데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욕은 언제나 화를 부른다.
잘은 모르지만 적당한 욕망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욕망이 너무 과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스스로 욕망의 노예이기를 자처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은 추하고
똥보다도 더럽다.
그런 인간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들은 그들의 죄를 모를 것이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기실 그들은 불쌍한 사람들이다.
굳이 짊어지지 않아도 될 짐을,
감당하지도 못할 짐을 지고 낑낑거리며,
밥을 안 먹고도 배가 터질 만큼 욕을 먹으며 사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세상은 알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오늘 하루도 적당히 욕심도 부리고
적당히 감당할만한 짐을 지고 하루를 살았으면 좋겠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나뭇잎이 하늘거리는 아침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나뭇잎처럼 그냥 푸르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기쁨이 넘치는 하루 보내시길...
(음표) 양희은의 “작은 배”
(음표) 은희의 “등대지기”
'카톡카톡 > 2025 보낸 카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전(反轉)의 사고(思考)/250429 (2) | 2025.04.29 |
---|---|
꽃들아/목필균/250428 (0) | 2025.04.28 |
구시화문(口是禍門)/250424 (4) | 2025.04.24 |
신록예찬/이양하/250423 (4) | 2025.04.23 |
뒤늦게 서야/이정하/250422 (1) | 2025.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