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이어 연휴 이틀째인 토요일 아침,
오늘은 어디로 갈까 궁리하고 있는데,
집사람이 뜬금없이 "완도 명사십리나 갔다올까?"라고 묻는다.
"좋을대로 하세!"
"근데 너무 멀어서...... 아무튼 가 보지 뭐!"
대충 여장을 챙겨서 왕복 삼백키로의 장도에 오른다.
가는 길목에 있는 영암 월출산은 희뿌연 안개에 휩싸여 희미한 모습만 드러내고 있다.
두어시간을 달려 제1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해변을 한번 둘러보니,
사람도 북적거리고, 한낮의 열기가 너무 뜨겁다.
그래서 한적한 곳으로 가기로 하고 3주차장쪽으로 간다고 가다가
지나치고 고려대학교 연수원으로 들어가 봤더니,
한가롭기가 그지없다.
도의잠시 해변을 둘러보러왔을 뿐인데,
자리가 좋은 것 같아 소나무 그늘아래 야영장에 무단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을 하고 있는데, 관리하시는 분이 와서 여기는 일반인들이 오는 곳이 아니라며,
있다가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가란다.
식사후에 마실 것과 과일만 챙겨서 해변으로 내려선다.
바닷물에 발을 적시며 동쪽 끝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해수욕객들로 붐비는 서쪽의 해변으로 걸어가며
해수욕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푸른물결을 눈으로 즐긴다.
서쪽해변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문득 언덕위를 바라보니
전망좋은 데크에서 간단한 먹을 거리를 팔고 있어
간단히 파전에 소주 한병 마시며 주변 경관을 즐기고 있는데,
완도에 놀러왔다는 친구들이 도착한다.
사실은 오늘은 너무 먼 길이라 술을 조금만 마시고,
잠시 해수욕하며 술기운을 가라앉으면 직접 운전하고 갈 요량이었는데,
친구들 한잔 더 나누다보니, 운전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나버렸다.
간단히 마시고 벗들과 함께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고나서 벗들도 가고,
둘이서 해변을 따라 동쪽으로 걸어가는 길,
서서히 어둠은 밀려오는데, 서방이란 사람은 바닷물에 들어가서 술기운을 가라 앉힌다고 고집을 부리고,
아내는 어차피 물에 들어가봐야 위험하기만 하지 술이 깨겠냐고 만류한다.
결국 의지를 관철하지 못하고 아지트에 와서 짐을 정리해 놓고
다시 바닷가를 배회하다가 어둠을 뚫고 광주로 향했다.
각시야!
오늘은 내가 운전하고 올려고 계획했었는데
이틀동안이나 운전하고 오느라 고생많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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