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를 맞으며
용 혜원
촉촉히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얼마만큼의 삶을
내 가슴에 적셔왔는가
생각해 본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인가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허전한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훌쩍 떠날 날이 오면
미련없이 떠나버려도
좋을 만큼 살아왔는가
봄비는 가을을 위하여 있다지만
가을비는 무엇을 위하여 있는 것일까
싸늘한 감촉이
인생의 끝에서 서성이는 자들에게
가라는 신호인 듯 한데
온몸을 적실만큼
가을비를 맞으면
그 때는 무슨 옷으로 다시
갈아입고 내일을 가야 하는가.
................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을 목전에 두고
차가운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아마도 아직 가을이 깊지 않음을 시샘하나보다.
이 비가 그치면 차가운 기운이 내려앉을 것이다.
들판의 황금물결은 추수의 손길을 기다리고,
단풍잎은 아직 온전히 물들기를 거부하고 있는데,
내리는 비는 가을을 재촉한다.
빗소리에 묻어나는 쓸쓸함.
추수가 끝난 황량한 들판에 지푸라기 날리며 불어오는
저 메마른 바람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 비가 내리고 나면 가을도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다.
늦장부리다간 겨울에게 붙들려 꼼짝없이 얼어 죽을 수도 있으니....
그러나 여보시게 친구.
부디 서두르지 마시게.
우리가 이렇게 보낸 세월이 어디 한두해인가?
그저 내리는 비에 동화되어 볼 일이다.
그래,
내려라 가을비야!
마음속의 상념이 말끔히 씻어지도록......
가을비 내리는 월요일,
빗소리에 괜시리 가슴 한 켠이 허전해지는...
상념을 몰고왔다, 상념을 몰고가는 가을비...
잠시 상념에 젖었다가 떨치고 일어나
활기찬 한주 열어 가시길.....
비와 외로움/바람꽃
http://www.youtube.com/watch?v=tSErHhCICzg&feature=player_detail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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