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 단풍 들것네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 영랑 김윤식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
오매 : '어머나'의 전라도 사투리.
장광 : 장독대.
기둘리니 :'기다리니'의 전라도 사투리.
자지어서 :'잦아서, 빠르고 빈번하여'의 전라도 사투리.
<감상>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듬뿍 배어 있는
이 시의 감상 초점은 '골 붉은 감잎'을 바라보는
'누이'와 시적 화자의 태도에 있다.
즉, '오매, 단풍 들것네'라며 소리치는
두 사람의 탄성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또 어떻게 다른지에 관심을 두고
작품을 파악해야 한다.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일상사에만
매달렸던 '누이'는 어느 날 장독대에 오르다
바람결에 날아온 '붉은 감잎'을 보고는
가을이 왔음에 깜짝 놀라 '오매, 단풍 들것네'
라고 소리 지른다.
그 놀라움이 누이의 얼굴을 붉히고
마음까지 붉힌다.
그러므로 '단풍 들것네'란 감탄은
'감잎'에 단풍이 드는 것이 아니라,
누이의 마음에 단풍이 든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가을을 발견한 놀라움과 기쁨도
잠시일 뿐, 누이는 성큼 다가온 추석과
겨울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추석상도 차려야 하고 월동 준비도 해야 하는
누이로서는 단풍과 함께 찾아온 가을이
조금도 즐겁지 않다.
누이의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화자는
누이가 왜 '오매, 단풍 들것네'라고
소리쳤는지, 누이의 얼굴과 마음이 왜
붉어졌는지 모두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둘째 연의 1·2행은
누이의 걱정을 헤아린 화자가 누이를
대신해서 누이가 외치는 탄성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는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며 소리지른다.
호칭의 대상이 '누이'가 아닌 '누이의 마음'으로
나타난 것은 바로 첫 연의 '오매, 단풍 들것네'의
주체가 갈잎이 아니라 누이의 마음임을
알게 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화자가 소리친 '오매, 단풍 들것네'의
주체도 화자 자신의 마음이 된다.
다시 말해,
누이의 마음이 화자에게 전이됨으로써
누이의 걱정이 화자의 걱정과 하나가 되는
일체화를 이루게 된다.
결국 '누이'의 마음을 단풍 들게 한 것은
'감잎'이었지만, '나'의 마음을 단풍 들게
하는 것은 '누이'가 되는 것이다.
첫 연이 누이가 자연을 통해서 느끼는
생활인의 마음을 표현했다면,
둘째 연은 화자는 누이에 대해 느끼는
인간적인 감동의 마음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오매, 단풍 들것네'라는 감탄은
첫 번째 것이 누이가 가을이 왔음을 알고
반가워하는 의미이라면,
두 번째 것은 누이가 가을로 인해 갖게 된
걱정스러워하는 마음을 담고 있으며,
세 번째 것은 화자인 동생이
누이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시:김영랑/발췌-태학사:양승국,양승준 공저,한국현대시 400선]
지난 주말의 날씨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토요일 지리산피아골에서 노고단고개를 넘어 성삼재까지 가을 산행을 다녀왔다.
피아골계곡의 졸졸거리는 물소리 따라 걸으며 익어가기 시작하는 피아골의 가을풍경을 눈속에 담고 왔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직진 순재”처럼 앞서 가시는 형님의 뒤를 쫒아가기도 벅차서 피아골의 진수는 카메라에 다 담지 못했다.
아마도 이번주와 다음주엔 가을의 진수를 선보일 것이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 산책 겸 드라이브 겸 백양사의 가을을 탐색하러 갔더니,
백양사의 단풍은 아직도 신록을 자랑하고 있었다.
뒤돌아서서 장성호관광지의 예술공원과 임권택시네마테크 등을 한바퀴 둘러보았는데 나름 묘미가 있었다.
바빠서 사진도 글도 정리도 못하고 대충 올려놓았는데,
가을 산행에 참조하시라고 올려본다.
볼건 없지만 시간나시면 한번 둘러보시라.
그리고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가을 속으로 한번 쏘옥 들어가 보시라^^
오매! 단풍 들것네^^
단풍이 익어가는 지리산 피아골의 가을풍경
백양사 입구에서 장성호관광지, 신촌마을까지의 가을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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