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에 둘째딸이 산행을 하겠노라고 집에 내려왔다.
무등을 오를까? 지리산을 갈까하다가
지리산에 가본지가 하 오래되어 지리산으로 가기로 했는데,
갈 곳이 마땅치 않다.
구룡폭포 등을 두루 둘러보고 나서,
성삼재에서 노고단이나 올랐다 내려올까 생각해 봤지만,
썩 내키지가 않는다.
새벽 일찍 잠을 깨서 산행코스를 둘러보는데
작년부터 오르고 싶었던 천왕봉은 엄두가 나지 않고,
너무 쉬운 코스 아니면 너무 긴 코스다.
그런데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오르는 코스의 왕복시간이 5시간 반 밖에 걸리지 않는단다.
그렇다면 굼벵이선녀님이 아무리 굼뜨다고 해도 8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아내에게 의향을 물의니 한번 올라가 보잔다.
그래서 오르다 힘들면 장터목에서 하산할 셈치고 천왕봉을 오르기 위해 7시가 지나서 백무동으로 차를 몬다.
백무동가는 길목엔 벚꽃이 제철을 맞아 만개했다.
백무동에 주차를 하고 장터목을 향해 가는데,
생각보다 경사도 심하지 않고 오르기는 편한데,
순전히 돌길이어서 내려오기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느낌이다.
싱싱한 딸내미는 앞서서 바람처럼 사라져버렸는데,
굼벵이선녀님은 요즘 무리를 해서인지 오늘따라 더 느리적 거린다.
참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소지봉을 지나니
등산로변이 온통 얼레지꽃 천지고 등산로도 흙길이어서 한결 편하다.
장터목에서 민생고를 해결하고 천왕봉을 오른다.
아까는 잘못하면 자기 때문에 저녁모임에 늦겠다며,
장터목까지만 오르겠다던 선녀님은 이제는 죽을 때 죽더라도 천왕봉은 기어이 오르고 말겠단다.
천왕봉 오르는 길목은 너무나 시원스럽다.
고사목과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세가 그 동안의 피로를 한방에 날려버린다.
천왕봉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하산을 서두른다.
장터목을 지나 소지봉까지는 그래도 양호한 길이지만,
소지봉에서 백무동까지의 돌길이 굼벵이 선녀님의 발목을 붙잡는다.
무리하게 내려갔다가는 당장 관절에 이상이 생길 터라, 서둘러 조심조심 하산하다보니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백무동에 도착하니 여덟시가 다되어간다.
결국 다섯시간 반 걸린다는 산행길에 열한시간이 소요되었다. ㅜㅜㅜ
결과적으로는 너무 무리한 계획 탓에 꼭 참석해야할 모임에 나가지를 못했다.
즐거움이 컸지만 하산길은 이런저런 사유로 좌불안석일 수 밖에 없었던......
그래도 용감한 우리 각시 왈 다음에는 거리가 가까운 중산리 길로 오르잔다.
으이그! 이걸 우짤꼬?~~~ ^^
백무동길 도로 수키로미터가 벚꽃으로 뒤덮여 있다.
가장 먼저 반겨주는 풀꽃은 현호색이다.
수국꽃은 박제가 되었다.
제비꽃
괭이눈
산괴불주머니
꽃이름을 알듯한데 모르겠다.
참샘
겨우살이
얼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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