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우는 말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
고마운 마음이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
“나를 잊지 말아요”
사무실문을 여니 막실라리아 난향이 코를 찌른다.
막실라리아 꽃은 진한 코코아 향을 풍긴다.
어제는 황사가 심하면 점심산책을 생략하려 했는데
다행히 수그러든 것 같아 가톨릭평생교육원을 향했다.
가는 길목에 분홍색 낮달맞이꽃과
노오란 황금달맞이꽃이 활짝 피어있다.
개인적으로는 낮달맞이꽃보다 황금달맞이꽃이 훨씬 예쁘다.
야생의 달맞이꽃이 개화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문득 “달맞이꽃은 밤에 피어야지
낮에 핀다고 해서 생뚱맞게 무슨 낮달맞이꽃이야?
차라리 해맞이 꽃이라고 해야 맞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달맞이꽃과 낮달맞이꽃의 꽃말은
어떻게 다를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누구나 다 아는 물망초 꽃말을 서두에 들먹인 연유이기도 할 것이다.
달맞이 꽃말은 “기다림, 밤의 요정, 마법과 소원‘이고
낮달맞이 꽃말은 “무언의 사랑”이라고 한다.
그건 그렇고 도로변 가톨릭평생교육원 생울타리를 지나는데
달콤한 향기가 코를 찌른다.
아! 쥐똥나무가 꽃을 피웠구나.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쥐똥나무도 꽃을 피우고
마삭줄도 꽃을 피웠다.
마삭줄 꽃에서는 달콤한 쟈스민 향기가 난다.
향이 짙기로는 마삭줄 꽃도 절대로 뒤지지 않지만
쥐똥나무꽃 향기에는 묻혀버린다.
마삭줄꽃 향기는 부드럽게 코 안으로 들어와 굴러다닌다면,
쥐똥나무 꽃향기는 코 안을 바늘로 찌르듯 강렬한 향이다.
태산목도 꽃을 피웠으나 꽃이 피는 위치가 높아 담기가 쉽지 않고
노란 망종화와 하얀 샤스타데이지도 꽃을 피우고
생선비린내를 풍기는 어성초도 하얀 꽃을 피웠다.
넝쿨장미는 나무를 타고 올라가 하늘로 승천하고 있고
분홍색 메꽃은 땅위를 곱게 수놓고 있다.
5월의 산야는 계절의 여왕답게 푸르고 아름답습니다.
세월은 백마가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빠르다고 했던가요.
그렇게 세월은 가고 있습니다.
갈테면 가라지요.
누가 붙잡기나 한 대요.
아름다운 5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가오는 6월은 또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우리 인생에서 버릴 것이 없듯이 계절도 그렇지 싶습니다.
오늘하루도 강녕하고 평안하시길...
(음표)김정호의 “달맞이 꽃”
(음표)거북이의 “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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