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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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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보내고-올라브 H. 하우게/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상화/250317

서까래 2025. 3. 17. 09:58

겨울을 보내고

 

별 아래 혀가 굳은 숲.

겨울을 보낸 고요 속에서.

 

아직 기대는 없다,

상기된 흥분도

봄볕이 이길 것인가

아니면 겨울 어둠이?

 

숲 바닥에서 개울이 흐른다.

개똥지빠귀가 왔다.

눈 조각 아래

가는 풀이 바람에 흔들린다.

 

- 올라브 H. 하우게

 

날씨가 춥지요.

봄이 징하게도 오기 싫은가 봅니다.

아니 그 보다는 올 수 없는 사연이 있어

부러 늑장을 부리는 건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봄은 기어이 올 겁니다.

꽃샘추위 정도가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지요.

그러나 잃어버린 시간들은 어찌해야 하는지요.

 

이상화 시인의 시와 함께 한주를 열어가시게요.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옵니다.

기온은 차갑지만 물러가는 겨울의

마지막 작별인사라 여기며 건강에 유의하시고,

하늘을 우러러 활짝 웃을 수 있는 한주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 열어 가시길...

 

(음표) 양희은의 상록수

https://youtu.be/9yfLg8rySOY

 

(음표) 김윤아의 봄이 오면

https://youtu.be/B0VoeXN1p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