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125/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면서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면서

 

파란 하늘은 아직도 맑고

높은데 세차게 부는 바람 따라

 

이리 저리 뒹구는 낙엽을 보니

깊어 가는 가을인가 보다.

정처 없이 이 구석 저 구석

하염없이 떠도는 쓸쓸한

낙엽을 보면서 때가 되면

 

본질로 돌아가는 우리의

인생을 생각해 보게 된다.

 

다시 돋아날 새싹을 위해

자리를 비켜 온몸을 벗고 후손의

거름이 되어주는 것이리라.

 

낙엽을 바라보면서

나의 삶을 되돌아본다.

 

잘못된 내 습관과 욕심들

마음을 비워 겸손의 자리로

희생의 거름으로 탄생되는

 

사랑 안에 이웃과 나누며 삶 안에

비움을 일깨어 주고 다독여 주는

이 가을은 저물어 간다.

 

서글픈 그리움과

아쉬움만 남겨 둔 채

 

-행복한 글 중에서-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여는

연약한 존재임을 새삼스레 알아차린다.

 

이 시대 이 공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연줄로 맺어져

서로가 믿고 기대면서 살아가는 인간임을 알게 된다.

 

사람이 산다는 게 뭘까?

잡힐 듯 하면서도 막막한 물음이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일은,

태어난 것은 언젠가 한 번은 죽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

생자필멸, 회자정리, 그런 것인 줄은 뻔히 알면서도

노상 아쉽고 서운하게 들리는 말이다.

내 차례는 언제 어디서일까 하고 생각하면

순간순간을 아무렇게나 허투루 살고 싶지 않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절기로 보면 분명 초겨울이 맞을 것 같은데,

어제는 장마철처럼 하루종일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분위기상으로는 확실히 늦가을이다.

 

그런데 엊그제 둘러본 카톨릭대평생교육원의 교정엔

때 이른 동백꽃이 활짝 피어 곱게도 웃고 있더라.

그리고 때맞춰 핀 국화와 철없는 장미,

그리고 가는 가을이 아쉽기만 한 붉고 노란 잎새들,

과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지를 덮고 있는 고운 낙엽들....

 

대충 찍고 대충 올려놓은 사진이지만 동백아가씨의 모습과

늦가을의 풍취를 잠시 느껴보시라고 올려본다.

 

괜시리 마음만 바쁜 화요일이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시라^^

 

광주카톨릭대평생교육원 교정의 만추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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