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엔딩
이맘때 쯤 이었을 거야
수백, 수천마리의 흰 나비가
나무에 내려앉았지
구름이 전해주는 바람이
나무에 와 닿을 때면
놀란 흰 나비 몇 마리가 허공을 짚고
땅으로 떨어졌지.
떨어지는 흰 것들을 보며
네가 불쑥 말했어.
"다치니까 천천히 떨어져. "
그 한마디가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몰라.
만일 네가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해마다 벚꽃 나들이를
오지 않았을 거야.
한들한들 꽃잎이 흔들려 떨어질 때마다
너의 음성을 기억해.
"다치니까 천천히 떨어져. "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모아 꽃잎을 .
너의 마음을 받기 시작했어.
아프지 않게, 다치지 않게 살포시
내려앉으렴.
수북이 쌓인 손 안의
흰 나비 떼들을 보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었어.
이 걸음 끝에 네가 있길 바라며
난 지금 걷고 있어.
난 여기에 있는데
넌 지금 거기에 있는 거니?
거기에도 내가 있는 거니?
김이율의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 중에서
벚꽃은 지고 없는데,
그래도 벚꽃을 이야기하고
매화며 산수유꽃, 목련꽃을 이야기 한다.
날씨가 따뜻하니까 모란꽃도 금방 필지 몰라.
지금은 수수꽃다리라 불리는 라일락이며
철쭉꽃이 한창 피어나는 계절이야.
봄이 오면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았는데
좀 더 따뜻해져야 좋은 일이 생기려나봐!
울긋불긋한 꽃들이 지고나면
하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날거고
그건 여름이 가까이 왔다는 징조일거야.
그런데 날씨 하나 참 좋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모처럼 무등산이며 병풍산, 불태산의 윤곽이 드러나더군.
그리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이게 모두 그 노무 미세먼지 탓이지만,
미세먼지가 저절로 생겨났겠어?
대책을 세운다고 사라질 것 같지도 않고
걱정은 걱정이야.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아마도 미세먼지투시용 특수안경이 나올지도 몰라.
“이 안경을 쓰면 미세먼지 속에서도 예쁜 벚꽃을 예전처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으이그 생각만 해도 기분이 디럽다.
요즘은 뭐니뭐니 해도 새로 피어나는 아기 신록이 제일 예쁜 것 같아.
그러니 꽃이 진다고 너무 서러워 하지마.
날씨가 더워지면 녹음이 짙을 테고
그 때가 되면 녹음예찬이나 하며 살아야지 어쩌겠어?
오늘도 밝은 햇살 아래서
밝고 고운 생각하며 푸른 마음으로 살자^^
수잔잭슨의 “에버그린”
Lionel Rich & Diana Ross의 “엔드리스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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