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신과 의리
두터운 믿음과 의리라?
참 좋은 말인 것 같다.
모처럼 담양 금성산성을 찾았다.
신성산 시루봉에 앉아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담양벌을 바라보며 허기를 채운다.
산을 오르며 내내 머리속을 붙잡은 화두가 돈신과 의리란 상호다.
며칠전 우연히 인터넷에서 누군가 광주에 삼겹살식당을 개업하는데 상호가 돈신과 의리란다.
나도 신돈이란 사람은 알지만 돈신은 뭥미?했는데 알고보니 깊은 뜻이 있다.
어제 저녁 송정역으로 아내 마중을 나갔다.
'오늘 노승일이 하남동에 삼겹살집 개업하는데 가는 길에 구경이나 하고 가세.'
'근데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노승일이가 누구야?'
'누구긴 누구야?
바보 멍충이^^'
집에 가는 길에 일부러 들러서 차로 지나가며 봤더니 사람들이 가득하다.
당연히 잘 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노승일이란 인간의 내면은 잘 모른다.
하지만 그로 인해 얻은 국가적 성취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는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의인이다.
어쩌면 연금을 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큰 일을 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생계가 어려워 처가가 있는 광주에 둥지를 들었다니,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함이 감돈다.
의인 노승일이 몸 담을 수 있는 곳이 광주밖에 없더란 말인가?
아마도 그는 나름 두터운 믿음으로 투신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모두가 다 안다.
그가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서 얼마나 큰일을 한 건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의 삶은 대부분 고달프다.
어쩌면 노승일씨가 처음 생각했던 두터운 믿음이 상처를 받았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우리가 화답해야 할 때다.
그래도 기본 의리는 지켜야지.
나하나 삽겹살 먹으러 간다고 돈신과 의리가 번창하겠냐만 오늘은 내가 가고 내일은 네가 가고 일년에 한번이고 두번이고 이용하다 보면 그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
돈신과 의리의 반대표상,
명박이는 나름대로 두터운 믿음이 있었다.
자기의 측근들이 자기를 지켜줄거라는...
하지만 그는 의도 모르고 의리도 지킬 줄 모르는 족속이다.
어쩌면 돈신과 의리의 반면교사라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나는 삼겹살이 고프다.
노승일씨는 두터운 믿음을 갖고 우리에게 의리를 지켜줄 것을 암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물론 그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돈신과 의리의 단골이 되고 싶다.
물론 단골까지는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능하면 찾고 싶다.
조만간 어쩌면 오늘 저녁이라도 찾을지 모른다.
산꼭대기에 앉아서 막걸리만 두병째 마시고 있다.
하지만 어때?
여기가 산인데.
걸으면 더 좋겠지만 앉아만 있어도 그냥 좋은 걸?
그래도 산의 묘미는 걷는데 있는 법.
잔을 비우고 떠나리라.
하늘은 구름 한점없이 푸르고
산정을 스치는 바람은 그지없이 신선하다.
산아 바람아!
너와 나 사이에 믿음이며 의리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하지만 인간세게에선 서로 지켜야할 것이 믿음이고 의리란다.
태풍이 휩쓸고 간 뒷 날,
누군가는 슬픔과 아픔에 아파하겠지만
미안스럽게도 너무 평온하고 아름답네요.
다만 짧은 시간이 아쉽고,
다만 속절없이 지나가는 시간이 야속하게 느껴질 뿐...
그래도 신에겐 아직 몇시간의 여유가 있오이다^^
자연에서 함께하는 상쾌함을 그대에게 보내며...
(음표)송창식의 '그대 있음에'
https://youtu.be/8hWfAmbwqLY
(음표)조경수의 '행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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