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寒露)
오곡백과를 수확하고 길손과 막걸리를 나누다
한로(寒露)는 24절기의 열일곱째로 추분과 상강 사이에 오며 찬 이슬이 맺히는 때인데 서리가 내리기 전에 곡식을 거둬들여야 하기에 농부들은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이때 바쁜 일손을 잠시 멈추고 새참 때 마시는 막걸리 한 사발은 꿀맛입니다.
결실을 거두는 때이니 길손도 그냥 보낼 수가 없죠.
농부가 길손을 불러 막걸리를 나누는 것은 이런 마음의 여유에서 비롯되는 풍요로움일 것입니다.
한로와 상강에는 시절 음식으로 추어탕(鰍魚湯)을 즐겼습니다.
《본초강목》에는 미꾸라지가 양기를 돋우는 데 좋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미꾸라지 추(鰍)' 자를 보면 '가을 추(秋)' 자 앞에 '고기 어(魚)' 자를 붙인 것으로 보아 미꾸라지가 가을이 제철인 고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국화전을 지져 먹고 국화술을 담그기도 하지요.
바쁜 농촌과는 달리 이 무렵엔 단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하여 도회지에서는 크고 작은 모임으로 단풍 관광 길에 오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전 우리 겨레는 24절기에 맞추어 그 철에 맞는 삶을 살아왔지만 현대인은 24절기를 잊고 그와는 무관한 일상을 살고 있지요.
그러나 구부러진 허리 한 번 펴지 못하고 논밭에서 가을걷이로 바쁜 이웃이 있고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김 영 조(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이 찬 이슬이 내린다는 한로입니다.
보름 후에 오는 다음 절기가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니
찬이슬이 서리로 변하면 푸르던 나뭇잎도 단풍으로 물들어 떨어지고,
북풍한설과 함께 겨울기운이 스며들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조석으로 기온차도 심하고 건강에 유의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무렵이면 머리에 수유(茱萸)를 꽂거나,
높은 데 올라가 고향을 바라본다든지 하는 내용이 한시에 자주 나타났다는데,
그 중에서도 두보(杜甫)의
“내년 이 모임에 누가 건재할 지 아는가,
얼근히 취한 눈으로 수유를 쥐고 자세히 들여다보네
(明年此會知誰健 醉把茱萸仔細看).”
라는 시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쌀쌀해지는 날씨에 각별히 건강에 신경 쓰라는 경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
모두 내 뜻대로 하고 싶은 것
다하며 건강하게 살다 가면 금상첨화겠지만
마음 같지 않은 인생사,
허망한 삶보다는 절제하며 사는 삶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 벌써 우리가 두보의 저 시를 곱씹을 나이가 됐더란 말인가?
하지만 아직 우리에겐 두보의 시가 그저 허사일 뿐일 게야!
암, 그렇고 말고...
어제는 산에 올라 많이 걷고 싶었는데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는 바람에 겨우 너덧 시간 걷고
땅거미가 지는 시각에 황망히 산길을 내려와야 했습니다.
어찌 보면 산길을 걷는 것도 산을 찾는 이유요,
그냥 산에 머무르는 것도 산을 벗하는 기쁨일 겁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산과 술 그리고 내가 삼위일체가 되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름 삶의 기쁨이기도 합니다.
물론 산에 올라 마시는 술은 조심해야합니다.
기분 좋을 정도만 마셔야죠.
요즘은 국립공원 같은 데서는 구간에 따라 단속도 합니다.
당연히 절제해야할 일이지요.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산행만큼 심신의 건강에 좋은 건 없다고 느낍니다.
좋아하는 일일수록 절제도 따라야겠지요.
요즘 같은 날씨에는 좀 답답하다고 이불을 걷어차고 잤다가는
아침에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이불 꼭꼭 챙겨 덮으시고
환절기 건강하게 보내시고,
한주의 시작도 건강하고 활기차게 열어 가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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