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수첩의 십계명
'항상 남을 배려하고 장점만 보려고 노력하자.'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지내자.'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언제나 친절하고 애정을 보이자.'
'일은 열정적이며 완벽하게 하자.'
'생각을 바르게 그리고 똑똑하게 하자.'
'감사하자. 감사하자. 그리고 겸손하자.'
법과 정의를 위해,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해
헌신적으로 돌보며 노력하다가 그만 건강을 해치고
세상을 떠난 한 검사가 낡은 수첩에 남긴 다짐입니다.
35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이상돈 검사는
교과서에나 등장할 법한 이 뻔한 다짐을
묵묵히 충실하게 지켜오고 있었습니다.
보통 인사이동으로 자리를 옮길 때,
수백 건의 사건을 처리하던 검사는
아무리 노력해도 수십 건의 미제사건을
후임에게 남기는 상황이 많은데 이상돈 검사는
고작 한 건의 사건을 남기고서도
미안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언제나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고 노력하고 헌신하던 이상돈 검사는
2018년 9월 7일 새벽, 천안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어,
아내와 세 살 난 아들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정말 수첩에 적은 대로 살았던 검사.'
'후배지만 선배같이 훌륭하게 살았던 검사.'
동료 검사들은 그를 애도하고 마음 아파했습니다.
'감사하자. 겸손하자. 배려하자. 사랑하자.'
이상돈 검사가 수첩에 남긴 짧은 다짐에는
이 모든 세상을 평화롭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것을 실천하며 살아온
이상돈 검사의 인생이 얼마나 훌륭하고 위대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모셔온 글
재인박명(才人薄命)이라고 했던가요?
모두는 아니지만 아까운 사람들은
왜 그리도 일찍 세상을 뜨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엊그제도 아까운 산악인들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더군요.
자연이란 게 한없이 너그럽고, 모두를 다 안아주면서도
때로는 잔인할 정도로 냉혹하기도 합니다.
“집에서 집으로”라는 좌우명만 남겨두고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김창호 대장.
검사와 산악인,
직업도 다르고 좌우명도 다르지만
두 사람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건
아마도 그들의 삶이 그만큼 열정적이고
치열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분들의 삶이야 당연히 타의 귀감과 모법이 되고
짧지만 굵은 족적을 남기고 갔지만,
남아있는 이들에겐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같은 범인들에겐 때로는 반면교사가 되기도 한다.
너무 앞만 보라보며 달릴게 아니라
가끔씩 해찰도 하고 주변도 둘러보며
쉬엄쉬엄 살아야겠다는 얄팍함의 소산이지만.
어영부영 대충대충 살아서도 안 되겠지만
적당히 맞춰가며 사는 것도 하나의 인생 아니겠는가?
모르겠지만 가끔씩은 그런 생각이 든다는 얘기다.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다음 생애에 태어난다면 더 오래도록 살다 가시기를...
어제는 잠시 선운산을 찾았더니
가을빛으로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는 산야에서
가을향기가 솔솔 풍기더군요.
바쁘고 여유가 없는 중이라도 아름다운 가을풍경도 그리시며,
아름다운 10월의 둘째 주도 밝고 활기차게 열어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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