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는 노인의 헐벗고 여윈 다리는
참을 수 없는 연민을 느끼게 하고,
이마에 손을 짚은 채 종일 나무 그늘에
앉아 있는 노파의 뒷모습은 깊은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끌어안고 있는 연인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던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바닷가에 혼자 앉아있는 소년의 뒷모습은
어린 시절에 들었던 파도 소리를 다시 듣게
한다.
멀어져가는 수행자의 뒷모습은 장엄한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고
들판에서 일하는 농부의 뒷모습은
삶의 짙은 땀 냄새를 맡게 한다.
이처럼 뒷모습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동시에 아주 많은 것들을 말해준다.
무엇보다도 뒷모습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세상에 넘치는 거짓과 위선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그나마 정직하고 겸손할 수 있는
연약한 등을 가졌기 때문이다.
뒷모습을 가졌기 때문이다.
-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중에서
모처럼 만의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이 반갑다.
티 없이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싸늘하고 신선한 아침공기를 들이키니
가슴속이 확 트이는 느낌이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
어쩌면 지금쯤은 계절도 뒷모습을 보일 시기인지도 모른다.
나의 뒷모습은 어떨지
또 미래의 뒷모습은 어떨지 알 수가 없다.
별 볼일 없는 모습이면 어떠랴?
그러나 스스로 되돌아보아 부끄럽거나
너무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을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불금이다.
그냥 경황없이 또 한주를 보냈다.
나름 열심히 살았지만
지나고 보니 그저 허무할 뿐이다.
바람처럼 흘러가는 세월은 야속하지만
그래도 주말이 오면 반갑기는 하다.
이번 주말은 어떻게 보내야 쓸까나?
가을과 석별의 정을 나누어야 하는 주말입니다.
가는 가을,
그리고 가을을 보내는 마음에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빌어요^^
이필원의 "추억"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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