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 이 외수
그대는
오늘도 부재중인가
정오의 햇빛 속에서
공허한 전화벨 소리처럼
매미들이 울고 있다
나는
세상을 등지고
원고지 속으로
망명한다
텅 빈 백색의 거리
모든 문들이
닫혀 있다
인생이 깊어지면
어쩔 수 없이
그리움도 깊어진다
나는
인간이라는 단어를
방마다 입주시키고
빈혈을 앓으며 쓰러진다
끊임없이 목이 마르다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금요일이다.
그것도 7월의 마지막 금요일.
이틀만 지나면 7월과도 작별해야한다.
7월이 간다고 여름이 끝나는 것도 아니지만,
여름의 정점을 지나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다.
하지만 가을을 노래하기는 아직 이른 시기.
이육사 시인께서는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고 읊으셨지만
정작 7월이 다 가도록 포도 구경도 제대로 못한 것 같다.
이 시에서의 청포도는 진짜 청포도가 아니라
아직 덜 익어서 푸른색을 띄고 있는 포도를 일컷는 것이고,
푸른빛을 강조함으로서 희망과 바램을 나타냈다고 한다.
시제부터 청포도가 아니고 그냥 포도였다면
뭔가 묘미가 반감되지 싶기도 하다.
포도타령을 하자는 건 아니고 비록 비는 별로 내리지도 않았지만
장마철을 거치면서 수목들이나 들풀들도
푸를만큼 푸르렀고
우거질만큼 우거졌다.
우렁차게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잦아질 즈음이 되면
푸르름도 지쳐 그 빛이 조금씩 바랠 것이다.
작열하는 태양과 뜨거운 열정이 넘치는
성하의 계절 7월도 서서히 막을 내리려한다.
계절은 오고 가는 것.
7월이 간다고 특별히 무슨 감회가 있으랴만,
아쉬움마저 없겠는가.
이즈음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기도 하지요.
열심히 일한 그대,
한주, 그리고 7월 마무리 잘 하시고
지친 심신을 달래는 주말과 휴가 즐기시라!
더위는 우리의 친구,
오늘 하루도 즐거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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