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
맑고 푸른 하늘,
너무 좋다.
이렇게 좋은 날은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슬프다.
하지만 어쩌랴.
소풍도 좋겠지.
근데 나는 여태껏
모지리같이 떠나가는 걸 소풍인줄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니더라.
살아가는 게.
이 세상에서 숨 쉬고 사는 게 소풍이고
소풍이 끝나면 남는 건 추억밖에 없더라.
참 슬프다.
내가 좋아햏던.
나를 좋아했던 친구는 내곁에 없다.
스스로 택한 길은 아님을 안다.
나도 알지만 그대도 알고 있지 않은가?
어차피 가야 할 길이었다면 어찌
차마 말렸으련만,
그래도 너무 아쉽지 않은가?
그래도 나를 아끼고 사랑햏던 그대가 있어 하루하루의 삶이 외롭지 않았느니.
이제 그대 없는 나날들을 또 살다가 가야하네.
그래도 고맙고 감사하네.
어차피 왔다가 가는 인생.
그냥 소풍와서 즐거이 놀다가 떠나갔다고,
그래도 너희들이 있어서 즐거웠노라고 생각해줬으면 고맙겠네.
뭔지 모르겠다.
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아야겠지만은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프고 아쉽다.
내가 눈물이 많은 사람도 아닌데
이리 눈물이 나는 건
마신 술을 눈물로 쏟아내는 건지
나이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날들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우선 니가 편해야 하겠지.
친구야!
잘 가고 편히 쉬어라.
아마도 오래도록 보고 싶고
너무 그립겠지만 너무 빠른 시일 내에 너를 보고 싶지는 않다.
나는 모르지.
저 세상에서 너를 볼수 있을지 아니면 저승이란 건 없을지,
있건 없건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저 볼 수 있으면 좋고 볼 수 없다면
이 세상에 소풍나와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그리고 좋은 친구들과 더불어 멋진 소풍하고
아름다운 가을날
소풍 마치고 떠나 왔노라고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
의연하고 싶은 데 벗들을 보내고
홀로 공원 벤취에 앉아 있으니 괜시리 눈물이 나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
사랑하는 가족
사랑하는 벗들과 더불어 오래도록 함께했으면 얼마나 좋았으랴?
원하지 않은 길이었겠지만
어차피 가야할 길,
친구여!
부디 미련두지 말고 편히 가시게,
이제 나도 곁에 없는 자네를 잊으려네.
부디 먼 길 조심해 가시고 편히 쉬시게.
취중망언 성후회라 했으니 술깬 후에 다시
되돌아보겠네.
내가 사랑했던 것보다
나를 더 사랑했던 벗을 보내고 홀로 않아 눈물을 흘리며 친구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찳은 인생,
어떻게 살다 가는 게 맞는 걸까요?
가능하다면,
할 수 있다면,
쉽지는 않겠지만 미런없이 살다가야 하지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만큼은 내 친구의 명복만을 빌고 싶습니다.
모두 함께 그래 주셨으면 감시하겠습니다.
그리고 모두 힘내고 열심히들 사시게요.
갈 사람은 가고
살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은 또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게 우리네 인생살이 아닐까요.
취중망언이니 그저 혜량해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 평안하시길 빕니다.
(음표)송창식의 "푸르른 날"
(음표)휘버스의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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