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떠날 수 있는 삶
늘 태어났다고 생각하며 살아라
오늘 죽는다고 생각하며 살아라
오늘 하루가 내 생의 전부라면
오늘 하루는 얼마나 아쉬운 날이 될까요
가끔씩 생각해 봅니다
오늘 하루가 내 생의 전부라면
나는 어떤 마음일까, 하고 말이죠
솔직히 말해서 슬플 것만 같습니다
그것은 곧 이별의 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이 모든 것들과 만날 수 없다는
단정적 이별, 그 이별의 명확성이 눈물로 다가섭니다
아마도 집착의 결과가 이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려서부터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눈물이 나지 않을 만큼만 머물다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다짐들이 몇 번이나 깨어졌습니다
더러더러 눈물을 머금으며 살기도 했고
눈물을 흘리며 살기도 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따뜻하게 느끼면 느낄수록
눈물은 자꾸 찾아오곤 했습니다
그것은 세상 모든 것이 안개와 같고 활과도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잊은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그냥 바람처럼 어느 자리에서도
떠날 수 있는 삶을 아직은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냥 열심히 산다고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생명의 본래 모습을 깨달아야 비로소
바람과도 같은 삶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집착하지 않고 열심히 바라볼 때 그때 비로소
오늘 하루가 영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아쉬움 없이 보내는 생의 그날을 기다립니다
- 성전스님
날씨가 쌀쌀하지요.
춥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 날씨면
예년에 비해서는 포근한 날씨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날씨가 아무리 춥다한들
아지랑이 피어나는 봄이 되면 풀릴 것이요.
마음이 무겁고 답답한 것도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겁니다.
하지만 시간과의 싸움만큼 지루하고 힘겨운 것도 없습니다.
더러 그 시간을 참고 견디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고무줄도
탄성한계를 넘어서면 끊어지게 마련입니다.
지금 이 순간 이 한계의 경계선상에 서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정작 여기에 관심을 가져야할 자들은
스쳐지나가는 바람처럼 무심하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내 배가 부르고
내 등이 따뜻하면 됐지
개 돼지 같은 서민들의 사정까지 살펴보겠냐는 거겠지요.
하지만 국록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취할 태도는 아니겠지요.
그렇거나 말거나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떠나는 삶,
이슬처럼 흔적도 없이 스러지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주말엔 목포에서 오랜 벗들과의 만남이 있어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하고
신선한 새벽의 갯내음을 맡으며 갓바위를 산책하고
유달산을 한 바퀴 둘러보고 왔습니다.
유달산은 아직도 가을인양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더군요.
그냥 담아본 풍경사진 올려봅니다.
오늘 하루도 미련 없이 아쉬움 없이
흘러가는 바람처럼 유연하고
평온하시길 빕니다.
(음표)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음표) 이미자의 “유달산아 말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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