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시(所願詩)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덕담 대신 날개를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 없고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으면 우리는 뛰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눈앞인데 그냥 추락할 수는 없습니다.
벼랑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다가 '북한이 핵을 만들어도 놀라지 않고
수출액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서도
웃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습니까.
거짓 선지자들을 믿은 죄입니까.
남의 눈치 보다 길을 잘못 든 탓입니까.
정치의 기둥이 조금만 더 기울어도,
시장경제의 지붕에 구멍 하나만 더 나도,
법과 안보의 울타리보다
겁 없는 자들의 키가 한 치만 더 높아져도
그때는 천인단애(千仞斷崖)의 나락입니다.
비상(非常)은 비상(飛翔)이기도 합니다.
싸움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주시고,
살기에 지친 서민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십시오.
주눅 들린 기업인들에게는 갈매기의 비행을 가르쳐 주시고,
진흙 바닥의 지식인들에게는
구름보다 높이 나는 종달새의 날개를 보여 주소서.
날게 하소서..
뒤처진 자에게는 제비의 날개를
설빔을 입지 못한 사람에게는 공작의 날개를,
홀로 사는 노인에게는 학과 같은 날개를 주소서.
그리고 남남처럼 되어 가는 가족에는
원앙새의 깃털을 내려 주소서.
이 사회가 갈등으로 더 이상 찢기기 전에
기러기처럼 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소리를 내어 서로 격려하고
선두의 자리를 바꾸어 가며
대열을 이끌어 간다는 저 신비한 기러기처럼
우리 모두를 날게 하소서.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어느 소설의 마지막 대목처럼
지금 우리가 외치는 이 소원을 들어 주소서.
은빛 날개를 펴고 새해의 눈부신 하늘로
일제히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벼랑 끝에서 날게 하소서.
- 이 어령(李御寧)
새해 첫날은 즐겁고 알차게 잘 보내셨는지요?
오늘은 2026년 병오년의 일상을 시작하는 첫날입니다.
마치 월요일처럼 느껴지는 금요일입니다.
밤새 눈이 하얗게 쌓였더군요.
새하얀 설국으로 변모한 풍경이
마치 새해의 선물처럼 느껴지고
희망찬 새해를 암시하는 듯한 서기(瑞氣)지 싶습니다.
새해의 일상을 시작하는 첫날 상서(祥瑞)로운
눈이 내렸으니 필시 올해는 좋은 일들이 많을 겁니다.
올들어 처음으로 눈치우개로 차의 눈을 쓸어내렸습니다.
무심히 내려와 트렁크를 열어보니 눈치우개가 없더군요.
다시 집으로 올라가 신발장 안에 보관해둔
눈치우개를 가지고 내려와 5센치미터 가량 쌓인 눈을
털어내면서도 가히 싫지가 않더군요.
물론 이번 겨울들어 첫눈은 아니지만
가장 눈다운 눈이 새해 벽두에 선물처럼 찾아온 게 반가웠기 때문일 겁니다.
아무튼 올해는 좋은 일들이 많을 징조이니
일단은 세상만사 모든 근심 걱정 내려놓고
흥겹고 활기차게 새해의 일상을 열어가시기를 빕니다.
연말연시에 한파가 이어지는 건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따사로운 봄날을 맞으라는
의미일 겁니다.
모쪼록 차가운 날씨에 건강에 유의 하시고
밝고 힘차게 새해 첫 일상을 열어가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 보내세요^^
(음표) 허영란의 “날개”
https://youtu.be/d9YGn3ciE3U?list=RDd9YGn3ciE3U
(음표)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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