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선 시화 모음집 -$
月雲 손홍집
운치란- 어떤 고품격을 이룬 사물의 형상을 뜻한다-
고로 시에서의 운치도 두 가지로 구분 할 수 있는데,그 첫째는 내적 운치요,
둘째는 외적 운치이다.
첫째:내적 운치는 격조로 시의 깊이가 잘 정돈된 상태에서 내면에 큰 울림을 갖추며
동시에 깊은 사상체를 밑바닥에 은밀히 깔아두어야 살아난다.
- 이것은 오직 독자의 지각에서만 판별되는 형이상체와 같다!
둘째:외적 운치란 곧 독자의 시각에 맞 닿은 위치에서 그 운율과 빛이 드러난다.
고로 전체가 하나의 또렷한 윤곽성이 드러나며, 아울러 미(美)를 발생하고,
마치 동양화의 여백처럼 나머지 공간을 살리는 여백도 갖춤이 현명하리란 판단이다.
득도(得道) 환생
청허 거사
흰구름 밝은 달은 마음의 벗이요
검은 물결은 악업(惡業)의 종이로세
한 마음에 두 그림자 비치노니
찻상의 맑은 정기가 오묘함을 전해주네
맑은 경계/ 月雲
산바람 소리 고요히 계곡을 쓸고가니
맑은물 샘처럼 솟구쳐 바위틈에 흐르고
천길 아득한 봉우리에 구름이 흘러가노니
뒤엉킨 경계(境界)도 영롱한 이슬처럼 비치네.
무위 (無爲)
쇠기러기 하늘을 나니
용이 승천하네...
*
청허
만경 (卍鏡)
맑은 봉우리 앉은 구름은
대해(大海)를 굽어보고
작은 정자에 앉은 선비는
책을 읽으며 세상 시름을 잊네
월하탄금(月下彈琴) / 월운
달밤에 줄 없는 거문고 튕기니
학(鶴)이 날아드네
동자는 차 잎을 달이노니
그 맛을 어디 비추리요
송운수월(松雲水月)
천년 노송(老松)은 하늘을 품어안고
맑은 구름은 산맥을 끌어안네
깊은 골짜기 물은 쉬임없이 흐르고
서릿발 같은 차가운 달은 대해(大海)를 비추네
*
月雲
추밀도(秋謐圖)/ 청허
만리 봉우르에 꽃이지니
구름과 바람은 쉬어가고
한올 거문고 줄을 퉁기노니
온갖 번뇌도 씻은 듯이 맑구나!
도원의 뜨락 / 청허
바람에 날린 꽃잎이 내 발끝에 떨어지니
부귀공명을 얻은것 보다 더 기쁘기 한량없고,
이성이 잠든 내 귓가에 미풍이 속삭이니
화용월태(花容月態)의 여인을 보는것과 같도다!
명경심사(明鏡深思)/ 月雲
깊은밤 정원에 꽃대궁 가득하여 홀로 뜰안을 거니노니
달빛은 청록(靑綠) 계곡을 베고 누워 님인듯 손짓하네
어디선가 울려오는 거문고 소리에 취해
절로 모르게 발길 옮겨 가노라니
숲가에 새들이 오손도손 둥지틀고 앉아 날개치고
그 깊은 계곡숲에 대나무가 미풍에 살랑대네...
흐릿한 호롱불빛에 야윈듯 스친 그 옷자락이
창호지에 누인듯 자지러지듯
옥골선풍의 거문고 줄에 휘감기고 있네~
발소리 죽여 숨자락 훔치며 몰래 창호지 안을 뚫고 보니
휘영청 달빛이 대들보에 걸려 있고
앞에는 주안상 펼쳐져 홀로 가무(歌舞)에 젖어있구나...
칠현금 울리는 비파가 탄식하듯
에올빛 속타는 마음의 강에 황포돛 띄워 노젓는 사공처럼
신선(神仙)의 자태가 참으로 아름답도다...!
일풍도인
淸虛
일풍노도(一風怒濤) 몰아치면
천지(天地)를 흡수하고
무릉도원 올라서면
서녁 바람이 차를 끓이네....
은자 (隱者)
면벽 깨친 도승(道僧)은 숲에 잠들고
세상은 시끄러움만 가득차다.
가만히 가부좌 틀고 차(茶)를 마셔도
만리(萬里) 소식을 바람이 전해주네.
- 淸虛 -
정담
한낮에 그늘에 앉아 정담을 나누니
시원한 바람이 등걸을 쓸고간다
신선은 건너편 벼랑 끝에 앉아
홀로 조용히 비파를 뜯고 있구나
유유자적 (悠悠自迹)/ 월운
청명한 하늘에 구름이 떠흐르니
내 마음은 풍선이요
가을 들판에 곡식들이 익어가니
숲속의 풍경도 비파의 향기로세...
바람같은 발걸음으로
온종일 천리 먼길을 내달려도
마음이 풍요이니
더 큰 행복이 그 어디 있으랴.
살랑이던 미풍은
심신(心身)의 피로를 씻겨주고
마음은 도원(桃源)에 이르노니
큰 근심이 어찌 있으랴.
심안 (心眼)
흰 물속이
십리밖 달을 안으니
누각의 그림자는
부처와 손을 마주잡네.
빈강
詩/ 月雲
빈 강에 돛배 하나 떠흐른다-
가슴에 맺힌 한(恨)을 섬광처럼 비도(飛刀)에 꼿고 달빛향해 노를 젓는다
계곡에 섬섬히 달빛이 쪼개져 내려 앉고 무심한 세월은 강을 건넌다
어둠의 사잇길로 내가 살아온 그 발자취가 물새 발자욱처럼 엉켜 깊은 시름의 성(城)을 쌓고
새벽 이슬방울 별빛에 사뿐히 내려앉아 고요한 숲속에 풀벌레 소리 요란하다 |
홀연한 그림자 / 청허
홀연히 서 있는 저 그림자 하나
어둠속에 장중한 석탑을 안고 있네
장천(長天)에 먹을 갈아
용비운천(龍飛雲天)을 그리고 싶네.
秋夜江上
時調/月雲
주당(酒黨)이 양백(兩百)이니 달빛이 녹는구나
서슬깃 검은 뫼(山)는 모로서 안듯눕고
이태백 놀던 강여울 나룻배만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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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백(萬白)이 학(鶴)이려니 락낙송(落樂松) 가득토다
너울짓 손끝마다 깃털이 내려앉고
추야강(秋夜江) 애틋한 사슬 검은빛에 노니네~
※ 청대(淸代) 화가 오력(吳歷)의 <백운산청(白雲山靑)>
누대에 걸터앉아 청허
깊은밤
초야에 묻히니
하늬바람이 강자락을 타고와
서늘한 뒷뜰에 내리고
술청에 달은 밝아 더욱 좋아라
백년 벗을 불러들여 시를 읊고
흥겹게 노래하니 부귀도 부럽잖네
세상의 어리석은 존재들아
부(富)와 공명이 무에던고?
자고 깨어나면 없어지는 재물이요
허상에 걸린 것이 명예거늘
하루 배채우면 극락이요
하루 배굶으면 지옥이라
백년을 살려말고
단 하루를 충족하고
천년에 이름을 빛내기 보다
먼저 그 행실을 조심 하라
오늘 내가 가는 발자취는
훗날 자식들의 거울이요
오늘 내 땀흘린 노력은
훗날 자식들의 열매되니
땀흘려 일하고
피흘려 가꾸어서
만년세세 부귀공명을
그들이 고루 나누게하세나.
|
春夜月
月雲-
능수버들 휘늘어진 춘야월에
하늘의 선녀가 내 곁에 내려왔네
백옥빛 고운 속눈썹에서
하얀 눈꽃이 마구 휘날렸네...
겸재 정선
고송정
時調:月雲
깊은밤 孤松亭에 앉아
달빛 맞아 茶 나누니
천리길 벗 향기 오고
마음은 뜬구름 되네
누가 이 神仙의 나루
다시 또 찾아올꼬...
벗/ 월운
하루 벗은 있어도
십년 벗은 찾기 어렵고
십년 벗은 만나도
백년 벗은 만나기 어렵구나.
내 삶이 부귀와 공명에 빠져 살 때는
모두가 십년 벗처럼 달겨들더니
내 삶이 궁핍한 곤궁에 처하노니
단 하루 벗처럼 모두 떠나는구나!
차라리 내 생애
그 백년 벗을 만나지 못하면
내 삶에 진정한 벗은 없나니
그 쓸쓸함을 어이 달래일꼬...
雪梅花
앙상한 가지끝에 떨고있던
한그루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렸네
겨울은 아직 멀었지만
봄이 이미 내 가슴에 피었구나!
하마선인도(蝦磨仙人圖) 심사정 作
미친 광대/ 월운
흥에 겨워 춤추고 노래하니
세상이 부럽질 않네
그러나 아무도 구경꾼이 없다면
미친 광대와 무엇이 다르랴
畵:최북 / 時調: 월운
장죽에 솟은달은
長竹에
솟은달은
항아리 가득채워
솔 향기
폴폴나린
칠월의 칠석 밤에
선녀가
하강 할 즈음
화촉주로 쓰리라.
畵:錦素/詩:月雲
금죽 錦竹
매서운 삭풍아래
올 곧은 기개펴고
하늘 우러러 춤추는
홀로 선 가여운 넋!...
記陽別曲
그림/최북
詩/월운
별빛이 반짝이니
초록향 깊었도다!
망루에 홀로 앉아
달구름 헤아릴 제
구월산 높은 봉우리
새벽달을 낚노라-
초야에 묻힌 몸이
명예를 탐하련가
고즈넉 산비탈엔
기선(妓仙)이 앉았노니
동북(東北)의 두 물줄기는
양대강(洋大江)을 흐른다-
금난초
그림/ 錦素
시/ 月雲
밝은 달빛아래
성근 이 드러내고
해맑은 미소속에
님을 향해 손짓하네``
담청색 푸른빛이
휘광(輝光)을 감고돌아
한폭의 그림인양
눈앞에 펼쳐지니
소반(小般)에 가득한 향기
보옥(寶玉)처럼 비치네
손끝에 튕긴 울림
아쟁(牙箏)의 향기인양
청아한 소리결은
허공에 맴도나니
타오른 석양 낙조(落照)도
그 깊이에 흐르네.
고고한 학(鶴)의 자태
연꽃에 샤륵앉듯
가없이 춤추는 혼
눈부신 그빛살에
도공(陶工)의 천년 숨결이
고요하게 엉킨다.
혜원 신윤복
황진이
畵:최북/ 詩:월운
훅 불면 떨어질까 가녀린 꽃봉오리
죽竹처럼 곧은 절개 심지心志에 쓸어안고
초록草綠도 녹이던 향기 사내 맘을 녹이네
연분홍 치맛자락 바람에 흩날리면
창포꽃 머리꼿고 기루妓樓에 올라서서
세상사 만고풍상을 시詩 한 수에 녹이네
그 자락 찾아드는 벌 나비 가득하니
봄날은 화창하고 꽃들은 만발하여
대동강 깊은 줄기에 락낙장송 춤추노라
고요함 가득피워 미소에 반짝이니
생生과 사死 사슬빛도 이슬처럼 녹아들고
정념의 깊은 골짜기 화사함만 꽃피네
사별士別을 안아들고 먼 달빛 쳐다보매
가느란 가지끝에 연분홍 그리움이
온밤내 가슴을 수놓아 한숨쉬며 눕네라
파도친 그리움은 꿈결의 나비되어
섬섬히 즈린발길 올올이 수놓나니
가슴은 파도를 타고 님의 곁에 잠드네
초승달 떠오르면 님의 눈썹 떠올리고
둥근달 휘어지면 님모습 사로잡혀
밤마다 촛불을 켜노니 촛물 뚝뚝 흐르네라
버선발 거머쥐고 새벽길 나설적에
동구밖 은혼달이 발가락 비추나니
구름을 둥실 타는듯 발가락도 어여쁘다
마음에 벗을 두고 청산을 유람할제
청풍淸風은 반기듯이 님 발끝 붙잡아도
시절은 오간데 없고 바람결만 휘도다
부벽루 높은 기루 거문고 안아들고
한시름 줄에 얹어 고요히 뜯노라니
청학靑鶴은 뱃고동 울려 나룻배를 젓네라
* [은혼달]: 하얗고 창백한 달
춘야밀회 (春夜密會)
월운 손홍집
향기로운 꽃가지 흐드러진 곳에
그대와 나란히 길을 걷네
꿈같은 설레임에 두 볼이 붉어지니
하얀 달빛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다.
고사 뜰에
畵 /雲谷
詩 /月雲
古寺 뜰에
봄 이끼 파릇하니
계곡에 흐른 물소리 정갈하고
햇살 펼쳐진 뜨락에
벗과 마주 앉아 잔 기우리니
지난 세월도 술잔에 녹아흐르네...
茶
畵/雲谷
詩/月雲
茶 한잔 입에대니
고요가 찾아들고
茶 두잔 마시노니
心身이 평화롭다
마지막 세번째 잔은
神仙될까 두렵도다!
飛虎
畵:雲谷
詩:月雲
먹구름 휘감기니
雲霧가 노를젓고
천둥은 구름속에
망연히 부셔지니
黑曜石 검은 물결은
龍이타고 흐르네~
달마도= 畵:雲谷/詩:月雲
달빛 속 龍 한마리
먹구름 헤쳐나와
天地에 부릅뜬 눈
虎鬼의 발톱같니
畵主의 깊은 고뇌에
목탁소리 영근다....
세 백합이
그림/운곡 강장원
시/월운 손홍집
세 백합이 춤을추니
日月도 드높고
鶴의 날개도 깃털처럼 가볍고나....!
청산에 몸을눕혀
畵/雲谷
詩/月雲
靑山에
몸을베니
日月도 잠이들고
고요한
뜨락마다
향기만 그윽하다
天國에
비유하건만
그보다도 좋으리~
운곡 강장원 畵
쌍학 절곡
月雲
천년 노송 우거진 골에 백설(白雪)이 내리도다
기괴한 암석들은 푸른 이끼를 베고누워 청산가(靑山歌)를 부르고
도솔천 요란한 폭포소리 산천을 타고 흐를 때...
마주친 눈빛 가누지 못해 절벽에 핀 인화(人畵 )의 꽃! |
一筆輝之는 天下虎龍이요
剛直優廻는 天高飛上이라
글/ 月雲.
畵:雲谷/詩:月雲
고목에 핀 옥단풍
하늘거린 잎새마다
만개滿開 들창 열린듯이
하늘을 펼쳐놓고
구름은 흘러가노니
신선은 홀로 졸고 있구나...
연(蓮)
시조:月雲
시궁창 깊은곳에
피어난 연잎 하나
소나기 퍼부어도
또르륵 굴러내고
화사한 만면미소에
세상바람 녹는다``
우정
畵:雲谷/詩:月雲
갈 바람 스쳐우니
달빛도 외롭구나
먼 산빛 쳐다보매
님 그린 향연이요
붓 끝에 새긴 우정은
천리향과 같도다!
그림자
畵:雲谷/詩:月雲
희미한 달빛아래
서성댄 이 누구던고
울담을 넘어 성긴
파초향기 드날리고
三更의 피리소리가
孤寂하기 그지없다
晩秋夜曲
畵:雲谷/詩:月雲
만(灣)에찬 달빛향기
옥녀탕의 선녀로고
운무(雲霧)는 산허리를
안는 듯 감았으니
아희야,한시름 놓아
노들강변 만들려므나....
孤松
月雲-
하늘 뚫린 어느 한 모서리
험한 산새지경에 휘감긴 자태 하나
고도의 절벽을 깎아 뉘인듯 아스라한
끝모서리에 깃발 펄럭이듯 잔잔하고
애잔함 가득피워 세상을 바라보는
네 곧은 형상의 뿌리가 너무 깊어라
검은밤 칠흑처럼 어둠이 밀려오면
뼈마디 앙상한 가지 앞세워 안을 다스리고
다시 의연한 자태로 굽은 허리 펴는 고운 심성
아아,이밤도 잣가지 높아 서리 부딧고
찬 달만 가지끝에 홀로 나부끼누나....
醉興
畵/雲谷 강장원
詩/月雲 손홍집
휘어도는
거문고 가락
휘영청 달빛타고
은빛 노젓는 사공처럼
밤의 언덕을 굽이치고
머나먼 꿈동산에
메아리처럼 울려오는
그윽한 님의 음성
가늘게 떨린 잎새에
하르르 앉는다
이슬처럼 먼 당신
기역 저편에 묻어두고
밤이슬 녹아든 들창가
사뭇친 연정빛에
휘감긴다
애모
畵:雲谷/詩:月雲
심장에 닿는 고동
붉은꽃 피우나니
헤일 듯 헤여봐도
닿지못할 숨결이여
마지막 통곡 끝자락
홍루(紅淚)가 떨어진다.
勸酒歌
畵/雲谷 강장원
詩/月雲 손홍집
님 주신 황금 녹용주에
시 한수 읊노라니
세월은 오는 듯 가는 듯 그 형체도 없고
마침내 술잔에 녹아 님도없고 나도 없도다.
取歌月風
畵:雲谷/詩:月雲
그믐밤 영근숲에
바람결 깔아두고
성근 이 드러내고
소담스레 담화하니
만발한 꽃의 미소가
달빛띄워 보내네-
그리워
畵:운곡/詩:月雲
그리워 그리워서
하마 말못하고
홀로서 애태우니
심장에 불꽃피고
애꿋은 거문고 가락만
하염없이 울리네~
滿秋
詩/月雲
畵/雲谷
붉은 산 꽃대궁에
해오름 반짝이고
노들강 밤여울엔
白雪이 만발토다
아희야,소꼬삐 몰고
灣江여울 가자꾸나~
님
畵:雲谷/詩:月雲
버들꽃 휘어지면
온다던 님이언만
꽃지고 새가울어
산천에 눈내리니
초막의 작은 등불만
외로움을 감추네...
기약
畵:雲谷/詩:月雲
님 오실 기약없어
홀로이 걷노라니
달빛은 휘영청청
가슴에 부셔지고
가느란 실바람 홀로
눈물짓고 있고나...
黑花圖
畵/운곡,강장원
詩//월운,손홍집
萬山이 紅葉인데
그대 님 자취 없고
동촉에 불밝히니
먼 산빛 다가오네
깊을사 고요한 숲속에
사슴무리 곱구나...!
옥향
畵:雲谷/詩:月雲
향은 玉奐이요
그 빛은 寶鈺일세
일렁인 그 물결은
고요한 연꽃이니
신선이 아니라면
그 누가 맛보리요~
生還
畵/雲谷
詩/月雲
生을 觀照하니
삶이 반짝이고
수렁에 빠져드니
天空도 드높도다
아희야,古寺秋木에
달빛띄워 내닫자-
의문
畵/雲谷
詩/月雲
묘한 달빛은 서산에 걸려 울고
이슬은 발가락에 차가운데
날아간 저 기러기는 어느하늘 맴돌며
구천의 슬픔을 전해주리요-
秋夜長天
畵/雲谷 강장원
詩/月雲 손홍집
옥루(屋樓)에 걸린달빛
하르르 떨고섰네
만경강(灣鏡江) 버들꽃은
은한(誾罕)에 잠드노니
아희야,새벽 달빛을
안듯뉘여 가자꾸나
初老 동산
畵:錦素/詩:月雲
初老 만면한 뜰에
살가운 벗 비치나니
먼 동산마다
벗꽃이 만발하다
忙中閑
畵:雲谷/詩:月雲
비 게인 하늘 한폭
忙中閑에 띄워두고
落照를 밟을세라
귀 틔여 내닫노니
초롱한 바람 귀 한톨
발끝밑에 와 닿네.
옥취선鈺取鮮
畵:雲谷/詩:月雲
붉은 사 하이얀 달빛이
창가에 비쳐드니
대숲의 빈그림자
황량한 엣 벗 찾아 서성이고
고즈넉한 추녀 끝에 매달린
풍경소리 요란할 제
만리향萬里香 드높은 기상에
바람결도 숨죽이도다
여인아,
옥단풍鈺丹楓 끝을 물고서
이밤 내게 살며시
됴서옵소서....
老松- 청허 시... 김춘강 그림
詩와 畵의
극명한 韻致가 드러난 작품이다-
시와 그림의 조화를 이루려면 첫째,그림에 비해 그 시가 산만하지 않고 간결하며,
둘째,그 둘의 一體를 이뤄야만 오직 가능하다-
또한 마지막으로,동양화의 그 여백의 美를 꼭 갖춤을 원칙으로 한다.
詩와 畵의 관계
詩와 畵는 하나의 맥락을 갖춘다-
고로 詩만 있어도 그 운치를 살리기 어렵고 황량하며,
畵만 있어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詩에 畵를 붙이면 새가 날개를 다는 형상이요,
畵에 詩를 붙이면 마치 사물에 빛을 받아들인 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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