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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햇살처럼 가족방/금연의 추억

오월동주는 어떨까요?

서까래 2010. 1. 9. 18:49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 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 데 까지 멀리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 눈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 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날을 위하여 한 길을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산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제가 고등학교 시절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시입니다.

저는 살면서 가끔씩 자주 이 시를 떠올리곤 합니다.

절망하고플 정도로, 두 어깨를 짓누르는 감당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가 느껴질 때면,

왜? 내가 가지 않았던 다른 길이 그렇게 그리워 지는 건지요?

2009년, 유난히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한해입니다.

금년 중 저의 휴일은 제 기억에 명절 포함해서 많아야 7일 정도,

아침 9시 출근,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대부분 밤12시경,

어쩌다 10시경에 들어가면 집사람이 뭔 일로 빨리 왔냐고 물어 볼 정도고,

서울에 유학가 있는 딸내미들이 내려와도 같이 저녁 한번 먹기 힘들 정도로

짐승같은(아니, 짐승만도 못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중입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와 피로 때문에 운전하면서

소리를 질러보기도 합니다.(소리지를 데가 없으므로........)

 

 

예년에도 퇴근은 늧더 라도 일요일은 꼭 챙겨 먹었는데 말이죠,

담배 피우던 시절 밤에 혼자 12시까지 일하면 저녁 시간에 담배 두갑이 없어지고,

11시 넘으면 재떨이에서 꽁초를 주워 피웠습니다.

솔직히 일부러 두갑 이상씩을 안 샀습니다.

 

만약 지금까지 내가 흡연자라면 금년 같은 경우 하루 네갑 이상씩은 피우지 않았을 는지.........

그런데 희한한 것은 이런 스트레스의 늪을 허우적 대면서도

흡연욕구는 몇 개월에 한번 정도나 날까말까 하고,

그 흔한 흡연몽 한번 꿔보지 않았다는 겁니다.(하느님이 보우하사!!!)

평생 영양가 없이 일복만 많은 나를 반면교사로 삼으라고 얘들에게 교육을 시킵니다.

아빠처럼 고생하고 살지 않으려면, 학창시절 자기의 재능을 살리도록 하라고 말입니다.

다시 태어난 다면 업무적인 측면에서 의 갈 길은 분명 바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족 구성원은 지금 그대로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세 딸내미와(늙은 딸까지 포함)

이제 중학교 1학년인 중구난방 늦둥이 아들놈(아들하나가 딸 둘보다 키우기 힘들어. ㅠㅠ...)과

알콩달콩 이대로 살게 되지 않을 런지.......

이곳 광주의 바깥 날씨는 화창하고 쌀쌀하지만 매미소리가 들리네요(참매미 소리인 듯...)

제 귓속에서요.

금년에 육신을 너무 혹사한(아니면, 금단현상이던가?) 탓에 생긴 병(이명)이랍니다.

힘든 한해지만 그래도 행복합니다.

내일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금연으로 공감마당의 식구들을 덤으로 얻었으니 말입니다.

옛 말에 말이 아니면 듣지를 말고,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 했습니다.

말 같지 않으면 들리더라도 듣지 말고,

길이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는 것도 하나의 방책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고사성어가 떠오르네요.

금길의 화두가 금연이라면, 이곳 공감마당에서 만큼은

서로의 의견이나 취향이 다르더라도 금연이라는 목표를 향해 서로 “오월동주”함이 어떨 런지요?

 

****p.s 술 권하는 사회만 있는 줄 알았더니, 자꾸 로그인하게 만드는 마당도 있구만유........

(눈팅만 하고 지나가야 되는지..잉잉잉.........)

 

 

註)

 

오월동주 이 이야기는 《손자(孫子)》 에 나오는 손자의 말로

“대저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서로 미워한다.

그러나 그들이 같은 배를 타고 가다가 바람을 만나게 되면 서로 돕기를 좌우의 손이 함께 협력하듯이 한다(夫吳人與越人相惡也 當其同舟而濟遇風 其相救也 加左右手).”라고 한 데서 비롯되었다.

즉, 서로 원수지간이면서도 어떤 목적을 위하여는 부득이 협력을 하는 상태를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