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들아 오너라 봄맞이 가자
너도 나도 바구니 옆에 끼고서
달래 냉이 씀바귀 나물 캐오자
종다리도 높이 떠 노래 부르네
어릴 적 불렀던 동요에 나오는 노랫말입니다. 봄이 되면 달래, 냉이, 씀바귀 많이 캐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달래는 강가의 둑으로, 냉이와 씀바귀는 논 가장자리로 가서 많이 캐었답니다. 동네에서는 달래를 '달롱개', 냉이를 '나숭개', 씀바귀를 '싸랑구리'로 불렀습니다. 달롱개는 삽을 들고 남자들이 많이 캐러 다녔고, 나숭개와 싸랑구리는 여자들이 주로 캐러 다녔습니다. 남자들이 캐는 달래는 밥상에 오르기보다는 이리저리 놀러다니는 통에 말라서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았구요..
저는 누나들이 많아서였던지 나숭개와 싸랑구리도 종종 캐러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씀바귀라는 이름은 노래 속에서나 들었지 '싸랑구리'가 씀바귀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대학에 오면서 자연스럽게 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씀바귀도 만났습니다. 씀바귀도 한가지만 만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의 씀바귀를 만났습니다.
갯씀바귀(Ixeris repens) 벋음씀바귀(I. debilis)
좀씀바귀(I. stolonifera) 벌씀바귀(I. polycephala)
씀바귀(I. dentatum) 흰씀바귀(I. dentatum for. albiflora)
냇씀바귀(I. tamagawaensis) 선씀바귀(I. strigosa)
노랑선씀바귀(I. chinensis)
국가표준식물목록을 보니 가새씀바귀(I. chinensis subsp. versicolor), 함흥씀바귀(I. chinodebilis) 2종이 더 있네요...
씀바귀 종류(Ixeris속)를 도감에서 찾아보면, 위처럼 11가지가 나옵니다. 정말 많네요.
어릴 적 제가 캐었던 씀바귀가 어떤 것이었을까요?
제가 보기에 흔하게 보이는 씀바귀 종류는 좀씀바귀, 벌씀바귀, 씀바귀, 선씀바귀, 노랑선씀바귀 정도입니다. 갯씀바귀와 냇씀바귀는 한번도 못봤는데, 갯씀바귀는 바닷가 모래땅에 냇씀바귀는 냇가 모래땅에 산다고 나와있습니다.
쉽게 볼 수 있는 씀바귀 종류를 구분을 해보면...
1. 꽃잎의 수가 5∼7개이다......씀바귀, 흰씀바귀. 8개 이상이면 다른 종류의 씀바귀입니다.
씀바귀 흰씀바귀(씀바귀의 품종)
2. 꽃잎 수가 무척 많고, 잎이 줄기를 감싼다.....벌씀바귀
* 벌씀바귀는 다른 씀바귀 종류보다 꽃이 무척 작습니다.
3. 꽃잎의 수가 많고, 잎이 줄기를 감싸지 않으며 잎의 크기가 무척 작다.....좀씀바귀
4. 꽃잎 수가 많고 잎이 줄기를 감싸지 않으며 꽃대에서 꽃이 20-30개씩 달린다. 흰색꽃.............선씀바귀
* 선씀바귀는 가끔 연한 보라빛을 띠기도 합니다.
5. 꽃잎 수가 많고, 잎이 줄기를 감싸지 않으며 꽃대에서 꽃이 20-30개씩 달린다. 노랑꽃.............노랑선씀바귀
*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씀바귀종류입니다.
6. 꽃잎의 수가 많고, 잎이 줄기를 감싸지 않는다. 꽃은 노랑색이고, 꽃대에 꽃이 1-6개정도 달린다.......벋음씀바귀
* 벋음씀바귀는 꽃의 크기가 2,5-3cm로 다른 씀바귀 종류에 비하여 큰 편입니다. 벋음이라는 이름은 줄기가 옆으로 뻗어 뿌리를 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릴 적 제가 캐었던 씀바귀가 어떤 것이었을까요?
9종류의 씀바귀를 보면서 '싸랑구리'만 알았던 시절이 지금보다는 훨씬 좋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생태보전시민모임에서 발행하는 소식지 '물푸레골에서'에 게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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