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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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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돌아와 보는 밤 / 윤동주

서까래 2010. 1. 19. 01:16

돌아와 보는 밤
/ 윤동주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 두는 것은 너무나 피로롭은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이옵기에---
이제 창을 열어 공기를 바꾸어 들여야
할 텐데 밖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 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상 같은데 비를 맞고
오던 길이 그대로 비 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음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사상(思想)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서기2007년1월22일
* 벌 터*

출처 : 퐁당퐁당 하늘여울
글쓴이 : 벌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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