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 입은 지리산 바래봉을 만나던 날
그 날 밤에는 솜털보다도 가벼운 눈이 내렸다.
그냥 눈이 아니라,
소리 없는 음악의 선율처럼 부드럽게 가슴을 적시며 내리고 있었다.
바람 한 점 없는 공원의 가로등불을 벗삼아 나비가 춤추듯
나폴거리며 내리는 아름다운 눈을 본적이 있는가?
그 날은 겨울이라서 즐거웠던 하루였다.
하루 전쯤 눈발이라도 뿌렸더라면 좋았을 걸...
일요일 정오경 지리산의 바래봉을 찾았다.
최근 며칠간 눈이 내리지 않아 등산로변의 눈들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실망감을 애써 감추며 오른 바래봉,
처음으로 마주한 겨울옷을 입은 바래봉의 자태는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온산에 눈꽃이 피어있는 풍광이 겨울산의 백미라 할 수도 있겠지만,
벗은 자는 벗고 입은 자는 입고 있는 바래봉의 풍광은 왠지 절제된 듯한 신비로운 아름다움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오후부터 뿌리는 눈을 맞으며 귀가하여 밤늦게 창밖을 보니 밤눈이 소담스럽게도 내린다.
열시가 넘은 시각, 잠시만 공원을 거닐고 오자며 겉옷을 걸친다.
그렇게 나선 산책길인데, 발걸음이 멈춰지질 않는다.
눈 내리는 풍경이 이렇게도 아름다웠던가?
잠이라도 깰세라 조용조용 사뿐사뿐 내리는 천상의 선물을 맞으며 두어시간동안 주변 공원을 배회하며, 겨울의 향연을 즐겼다.
눈이 있고 산이 있어 행복했던 하루,
겨울옷을 입은 지리산 바래봉의 아름다운 풍경사진을 올려 보오니,
시간나실 때 한번 둘러보시고,
성탄절과 함께하는 즐거운 한주되시길......
미리 크리스마스^^
지리산 바래봉의 눈꽃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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