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괜히 바쁘신 분의 눈만 어지럽힌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 날 오후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지요.
열시가 넘은 시각 창밖의 눈발을 바라보며 겉옷을 챙겨 입었지요.
공원의 나목엔 솜털보다도 가벼운 눈이 소담스럽게 내려앉으며 꽃을 피우고 있었지요.
마치 바래봉의 눈꽃을 시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리곤 꽃으로만 따진다면야 바래봉의 눈꽃보다도 훨씬 싱싱하고 생동감 넘치는 눈꽃을 피웠지요.
눈 내리는 풍광이 너무도 아름다워 잠시 주변 공원만 둘러보고 들어갈 심산이었는데,
눈의 마법은 제가 집으로 빨리 들어가는 것을 막아섰지요.
마법을 풀려고 공원 곳곳을 방황하다가 자정이 넘어서야 마법에서 깨어나 잠자리에 들었지요.
집사람은 그런 저를 보며 비정상이라고 눈을 흘겼다지요^^
그날 밤 약 15센티 정도의 눈이 내려와 광주시내를 온통 화려한 겨울왕국으로 만들어 놓았지요.
하지만 따사로운 햇살의 질투에 밀려 불과 몇 시간만에 소멸해 겨울왕국의 흔적마저 사라져버렸답니다.
겨울왕국이 스러져갔듯이 또 한해가 우리 곁을 스쳐지나가나 봅니다.
그리고 또 새해가 밝아오겠지요.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에도 더욱 강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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