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의 창가에 서서 / 이해인
하얀 배추 속같이
깨끗한 내음의 12월에
우리는 월동 준비를 해요
단 한 마디의 진실을 말하기 위하여
헛말을 많이 했던
빈말을 많이 했던
우리의 지난날을 잊어버려요
때로는 마늘이 되고
때로는 파가 되고
때로는 생강이 되는
사랑의 양념
부서지지 않고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음을
다시 기억해요
함께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의 시간
땅속에 묻힌 김장독처럼
자신을 통째로 묻고 서서
하늘을 보아야 해요
얼마쯤의 고독한 거리는
항상 지켜야 해요
한겨울 추위 속에
제 맛이 드는 김치처럼
우리의 사랑도 제 맛이 들게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해요
...................
인생은 보이지 않는 승차권 하나 손에 쥐고 떠나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행이라는데...
여행의 길목에 있는 또 하나의 언덕을 지나치나 봅니다.
다사다난 했던 지난 여정이었지만,
우리 모두 비탄이나 슬픔, 회한은 모두 잊고
즐겁고, 행복했던 좋은 추억들만을 안고
새해를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아직 금년이 한주일이나 남았네요^^
오늘도 새해를 구상하며 행복을 꿈꾸는 하루이시길....
잉카문명의 전통플루트 선율 (El condor pasa PERU/ 철새는 날아가고)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aPrATJcEu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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