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습니다.
잃었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 마세요.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습니다.
얻었다고 너무 날뛰지 마세요.
이생을 잃으면
내생을 얻는 것이고
병을 얻어 건강한 육신을 잃으면
그동안 경시했던
내 몸을 더욱 중시하는 마음이 생기지요.
오른손을 잃으면
왼손이 그 일을 대신하고
청력을 잃으면
시력이 강해지지요.
죄될 일을 놓으면 복을 얻고
복될 일을 잃으면 죄가 얻어지는 겁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여름이 와요.
잡념을 놓으면 일심이 생기고,
일심을 잃으면 망념이 가득해져요.
너무 먹으면 몸이 무거워지고
적게 먹으면 몸이 가벼워져요.
잃은 하나와
얻은 하나의 차이는 어떨까요?
잃은 것이
내게 득이 되는 것이라면
크면 클수록 좋을 것이고
얻는 것이
내게 해로운 것이면
작으면 작을수록 좋을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들의 얄팍한 계산속입니다.
그런데
잃은 것이 크든 작든
얻는 것이 크든 작든
그 기준 이라는 게 어떤 것일까요?
따지고 보면 그것은 수 십년 살아오면서
습득된 내 욕심의 기준일 것입니다.
망자가
입는 수의에 호주머니가 없듯
태어나면서
갖고 온 내 손도 빈손이었고요.
이 세상을 하직하면서
갖고 갈 손도 빈손입니다
빈손에 잡히는 정도라야
제 손 크기 밖에 더 되겠습니까?
- 나상호 / 자전거타고 가며 보는 세상에서 -
.......................
1971년 3월, 한 기업의 설립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공개된 유언장.
기업을 설립하여 큰 부를 축적한 그였기에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유언장으로 쏠렸습니다.
유언은 편지지 한 장에 또박또박 큰 글씨로 적혀있었습니다.
손녀에게는 대학 졸업까지 학자금 1만 달러를 준다.
딸에게는 학교 안에 있는 묘소와 주변 땅 5천 평을 물려준다.
그 땅을 동산으로 꾸미고, 결코 울타리를 치지 말고
중∙고교 학생들이 마음대로 드나들게 하여
그 어린 학생들이 티없이 맑은 정신에 깃든 젊은 의지를
지하에서나마 더불어 느끼게 해달라.
내 소유 주식은 전부 사회에 기증한다.
아내는 딸이 그 노후를 잘 돌보아 주기 바란다.
아들은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거라.
유언장은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그의 삶을 돌아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바로 일제 강점기에
"건강한 국민만이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며
제약회사를 설립한 유일한 박사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숭고한 뜻을 가슴 깊이 새기며 살아왔던 딸 유재라씨도
지난 1991년 세상을 떠나며 힘들게 모아 두었던
전 재산을 사회를 위해 쓰도록 기증하였습니다.
유일한 박사와 그 가족이 잃은 것은 무엇이고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분은 주고 가셨기에 잃은 게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가족입장에서 본다면 부를 잃은 대신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명예와 존경의 대상이 되는 가문의 영광을 얻은 게 아닐까요?
존경스럽고 부러운 가문입니다.
두 밤이 지나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해야 합니다.
되돌릴 수 없는 세월이기에 아쉬움보다는 새 희망을 다지며 새해를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따사로운 하루이시길 빌며...
가는 세월 // 서 유 석
http://www.youtube.com/watch?v=qkAx7Gw3kEI&feature=player_detail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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