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17 보낸카톡

가을 기도 / 하이네 /170831

서까래 2017. 8. 31. 14:47

가을 기도 / 하이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쓸쓸함으로 그려내는 가을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그려내는

한 폭의 수채화이게 하소서.

 

이 가을이 종일토록

내 마음 눈 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

고이 걸어두는 아름다운 가을이게 하소서.

 

바람에 살랑이는

코스모스 향기 따라 가을을 실어옴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의 흐느낌 속에서도

이 가을이 내게 쓸쓸함이지 않게 하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가을하늘 뭉게구름 피어오르며

청명한 물길 따라 흐를 때

나 혼자 저 높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봄에

이 가을이 더 이상 외로움을

그려내는 가을이지 않게 하소서.

 

단풍나무 불 붙어 몸살 나는 그리움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도 깊어지는

내 고운님을 향한

나만의 곱고 고운 그리움이게 하소서.

 

............

 

울음 우는 아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庭園)의 한편 구석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추(初秋)의 양광(陽光)이 떨어질 때,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래서 가을날 비는 처량히 내리고 사랑하는 이의 인적(人跡)은 끊겨

거의 일주일간이나 혼자 있게 될 때,

아무도 살지 않는 옛 궁성(宮城). 그래서 벽에서는 흙뭉치가 떨어지고

창문의 삭은 나무 위에서 '아이세여 나는 너를 사랑하노라.'라는

거의 판독(判讀)하기 어려운 글귀를 볼 때.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문득 발견된 돌아가신 아버지의 편지.

그 곳에 씌었으되

"나의 사랑하는 아들아, 너의 소행이 내게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가져오게 하였던가..."

대체 나의 소행이란 무엇이었던가.

혹은 하나의 연애 사건, 혹은 하나의 허언(虛言), 혹은 하나의 치희(稚戱),

이제는 벌써 그 숱한 허물들도 기억 속에서 찾을 수가 없는데,

그때 아버지는 그로 인해 가슴을 태우셨던 것이다.

(중략)

 

날아가는 한 마리의 백로. 추수 후의 텅 빈 논과 밭.

술에 취한 여인의 모습. 어렸을 적에 살던 조그만 마을에

많은 세월이 지나 다시 들렀을 때.

그곳에는 이미 아무도 당신을 알아보는 이 없고

일찍이 뛰놀던 자리에는 붉고 거만한 주택들이 들어서 있고,

당신이 살던 집에서는 낯선 이의 얼굴이 내다보고,

왕자처럼 경이롭던 아카시아 숲도 이미 베어져 없어지고 말았을 때.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그러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어찌 이것들뿐이랴.

(후략)

 

누구나 아는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중에서

 

아침 출근길에 하늘을 바라보다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며

문득 초추(初秋)의 양광(陽光)이란 문구가 떠올랐다.

어디서 많이 본 문군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조금 생각했더니

초추의 양광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란 구절이 떠오른다.

! 안톤 슈낙의 글이구나.

 

근데 이 글 주변의 상황이 떠오르질 않는다.

참 좋아하는 글 중의 하나인데

? 초추의 양광을 슬프다고 표현 했을까?라고 의구심을 표하며

내내 그 생각을 하며 차를 몰았다.

 

그리고 궁극의 아름다움을 슬픔으로 표현한 거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살펴보니 번지수가 틀렸다.

 

가을은 극과 극의 계절이다.

아름다움과 추함,

풍요와 빈곤이 공존하는....

 

친한 벗들과 점심에 반주를 한잔 걸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초추의 양광이 따사롭게 내리쬐고

어제보다 한 뻠 반 정도 더 높아 보이는 하늘엔 새털구름이 하늘거리며 떠다닌다.

 

이 초추의 양광이 살아 숨 쉬는 내 머리위에 내리쬘 때는 분명 아름다우리라.

허나 양광이 비추는 실체가 서글픈 상황이라면 문제는 다르겠지...

 

그래, 초추의 양광도 무지하게 슬퍼 보일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편적인 초추의 양광은 밝고 아름답다.

 

마지막 남은 가을 햇살이 들판의 곡식을 살찌우고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설사, 그게 아니라면 그냥 말더라도...

누가 뭐래도 가을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그렇다!

이 아름다운 날들을 그냥 흘려보내서야 되겠는가?

즐길 수 없다면 일이라도 해야지^^

 

오늘도 해피 데이~~~

 

박건의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https://youtu.be/Bgmiq9Kq11Q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

https://youtu.be/u8DHtpKFr4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