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가 바로 저긴데
이은상
고난의 운명을 지고
역사의 능선을 타고
이 밤도 허위적 거리며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넘어지고 깨어지더라도
한 조각 심장만 남거들랑
부둥켜 안고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새는 날
피 속에 웃는 모습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감상】
이 시조는 휴전이 협정되고 수도사 서울로 환도되고 나서 통일에의 의지와 비원(悲願)을 노래한 전쟁시이다. 전쟁의 소용돌이 그것이 지나간 뒤의 혼돈을 이 시인은 자기의 형식 위에 우수한 시로 가다듬어 놓았다.
이 시조는 1954년 그믐날 밤에 쓴 송년시이다. 6ㆍ25 동란으로 인해 민족의 고난을 의지와 투지로 극복하도록 다짐하고 있다. 휴전이 성립된 지 얼마 안 되는 당시 상황이다. 만신창이가 된 민족과 조국을 바라보는 우국지사의 가슴에 감회가 없을 수 없다. 하물며 그것이 섣달 그믐날 밤이라면 말이다. ‘역사의 능선을 타고’는 각박한 역사적 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한 조각 심장만 남거들랑/부등켜안고 가야만 하는/도 민족의 양심이 살아있어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는 데 대한 상징적인 표현이다. ’고지‘나 ’새는 날‘은 모두 통일을 상징한 말이다.
민족의 길은 험난하고, 민족과 조국은 만신창이가 되었으나, 한 조각의 민족적 양심만 있다면, 그것을 부등켜안고 통일 성취를 위해 끝까지 이 역사적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는 애국시(愛國詩)이다.
둘째 수 종장 셋째 구의 ‘다시 한 번’을 ‘삼국통일’의 암시라고 푸는 이가 있으나, ‘해방의 환희’로 해석하는 것이 옳겠다. 왜냐 하면, 국토 분단은 해방과 더불어 온 비극이고, 해방의 환희가 아직도 채 가시기 전에 맞이한 비극이었기에 분단과 직결되는 역사적 현실은 해방이고, 통일은 그때 다하지 못한 환희를 다시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 권웅 : <한국의 명시 해설>(보성출판사.1990) -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와 화해무드가 조성되어 가는 듯 합니다.
모처럼 어렵사리 맞잡은 손,
부디 옥동자를 순산해서 통일은 아니더라도 평화와 상생의 길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올림픽을 위해 매진해온 우리 선수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젖 먹던 힘까지 짜내서
바라던 고지에 우뚝 올라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어렵고 어지러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
포기하지 말고 갈데 까지 가보시자구요^^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지 않나요?
날씨도 풀리고
우리네 마음도 활짝 피어나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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