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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앞 바다를 바라보면서/장기려/180827

서까래 2018. 8. 27. 18:27

송도 앞 바다를 바라보면서

/ 장기려

 

수도꼭지엔 언제나 시원한 물이 나온다.

지난겨울엔 연탄이 떨어지지 않았다.

쌀독에 쌀을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세끼 밥을 먹었다.

 

사랑하는 부모님이 계신다.

언제나 그리운 이가 있다.

고양이 한 마리 정도는 더 키울 수 있다.

그놈이 새끼를 낳아도 걱정할 일이 못된다.

 

보고 듣고 말함에 불편함이 없다.

슬픔에 울고 기쁨에 웃을 수 있다.

사진첩에 추억이 있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이 그리 밉지만은 않다.

 

기쁠 때 볼 사람이 있다.

슬플 때 볼 바다가 있다.

밤하늘에 별이 있다.

그리고…… 세상에 사랑이 있다.

 

- 사랑의 의사 장기려 박사 이야기

........

성산(聖山) 장기려 박사(1911~1995)는 한평생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의 삶을 사신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분이다.

바보 의사라는 별칭도 갖고 있는 그는 이광수 소설 <사랑>의 주인공 '안빈'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생전에 그가 살았던 부산 복음병원 옥탑방은 엘리베이터가 끝나는 곳에서 다시 계단을 올라야 들어설 수 있는 곳이다.

지금도 그런 구조를 가진 병원이 더러 있으나 그곳에 본격적인 살림을 차린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장 박사는 바다가 훤히 바라보이는 그곳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집이라고 늘 말씀하셨다. 그곳에서 송도 앞 바다를 바라보며 쓴 시가 이것이다.

 

한국전쟁 전 이북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은 의사였지만 전쟁 중 평양의대학병원에서 밤새워 부상당한 국군장병들을 돌보다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군 버스를 타고서 남쪽으로 내려온 이후 북에 남겨진 아내와 다섯 자녀를 그리워하며 눈물짓는 삶을 사셨다.

그 그리움의 눈물이 고통 받는 이웃과 사회를 향한 사랑으로 승화되었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가난과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병원을 설립하고 치료비가 없는 환자들에게는 직원들 몰래 도망가라고 뒷문을 열어주기까지 했던 그의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치료비가 없는 환자들이 하소연하면 치료비를 자신의 월급에서 까라고 하기 일쑤였다.

 

그 누적으로 인해 자신의 월급은 물론 병원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자 병원에선 원장의 재량권을 대폭 축소시켰다.

야밤에 탈출하라고 병원 뒷문을 열어 놓은 것은 권한이 없어진 뒤의 일이었다. 그런 분이 쓰신 시이기에 시의 행과 행간이 예사롭게 읽히지 않고 행간을 조심스럽게 건너가면서 숙연해지고 만다.

평생 유복하게 살 수 있었음에도 자족의 삶과 참사랑의 실천에서 느끼는 행복이 가슴을 찌르르 전율케 한다.

사람들은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번지레하게 말은 하지만 정작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상에 없다는 듯이 살아가고 있다.

부는 언제나 옳고 정의라고 생각한다. 내 돈이 조금이라도 축나면 가만있지 못한다.

 

장기려 박사의 삶과 철학은 존경받는 사람들이 점점 줄고 있는 이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행복의 열쇠는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를 진지하게 사유토록 한다.

그는 평생 혼자 살면서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든 이들의 친구로 살았으나 외롭지 않았고, 평생 집 한 채 없이 병원 사택에서 살았으나 그는 사랑으로 부족함 없이 살았다.

그가 평생의 신조로 삼은 성산삼훈(聖山三訓)’이 요즘 더욱 값지게 다가온다.

사랑의 동기 아니면 말을 삼가라, 옳은 것은 옳다 하고 아닌 것은 아니다 하라, 문제의 책임은 항상 자신이 져야 한다.’

장 박사의 삶은 변명과 책임회피에 익숙한 현대인들의 사고방식에 일대전환을 촉구한다.

 

모셔 와서 간추린 글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한 사람은 아마도 행복했을 겁니다.

그러나 온전하게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고 해서

온전하게 행복하게 살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인간에게 끊임없는 자기희생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러울 테니까.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하신 일은 아니었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흉내도 낼 수 없는

그분의 삶을 흠모하고 존경하는 일 뿐인 것 같다.

 

태풍을 용케 피해가나 했더니

예상치 못한 가을장마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네요.

우리처럼 도심에 숨어사는 사람들이야 조금 불편하면 그만이지만,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이나 취약지대에 사시는 분들의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궂은 날씨지만 밝고 활기찬 마음으로

한주를 열어 가시길 빕니다.

 

원로가수 최희준씨가 별세하셨다죠.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하숙생띄워봅니다.

https://youtu.be/WktYRl9WpSY

 

최헌의 가을비 우산속

https://youtu.be/UJubbSsRAH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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