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9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을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
폭염이 수그러질 무렵
6년 만에 한반도를 강타한다는
태풍 솔릭에 가슴을 졸이고
예상보다 기력을 소진하고 지나간 태풍에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나 했더니
느닷없이 찾아온 가을장마가
폭염과 싸워가며 피땀흘려지은 일년 농사를 망치고
전국각지의 수많은 사람들이 수해로 고통 받고 있다.
그렇게 8월 말일까지도 폭우를 쏟아 부으며 8월이 갔다.
사상 유례없는 여름의 폭염과 더불어
겨울엔 혹한이 찾아올 거라 한다.
그렇게 혹독했던 8월이 가고
9월이 문을 열었다.
바야흐로 이제 가을인가 보다.
수확할 농작물이 없는 농부나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겐
이 가을이 한없이 허망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도 이 가을엔 상처받은 사람들이
아픔을 치유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아마도 그리될 것이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치유의 계절이기도 하니까.
아름다운 계절 이 가을에는
모두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시고
알차고 행복한 9월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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