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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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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시무지기를 찾은 뜻은/190623

서까래 2019. 6. 24. 19:22

시무지기를 찾은 뜻은


어제는 비가 내렸다.
오후 세시경 약30여분동안 가슴까지 뚫릴듯한 시원스런 빗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그래 비도 이왕 오려거든 이 정도는 와야지.
그랬다.

몇년전  산수국꽃이 만발한 7월의 장마비가 쏟아지던 어느날 우비를 입고 무등을 찾았다.
오늘처럼 원효사에 주차를 하고 꼬막재와 억새평전을 지나 엄청나게 쏟아지는 폭우에 젖고 곱게 핀 산수국에 젖어 규봉암으로 향해 가는 길,

천지가 개벽하는 듯 흘러가던  물소리,
나는 그게 너덜겅 의 돌사이를 빠져나가며 흘러가는 물소리려니 생각했다.

글곤 물소리 한번 더럽게 시끄럽네 그렇게 생각하며  규봉암 앞을 지나는데
그쪽에서 새앙쥐처럼 비에 젖어 걸어오던 산객이 묻는 말
시무지기폭포 다녀오셨지요.
...
아뇨!
사실 난 무등과 벗하고 산지가 오래였지만 시무지기폭포의 존재를 모르고 살았다.

시무지기는 세무지개의 이쪽  방언이란다.
지금도 나이아가라폭포수 떨어지는 소리보다 더 웅장하게 들리던  그날의 폭음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시무지기폭포의 존재를 알고 부러 만나본 그의  모습은 평범했다.
왜냐고???

물이 적었으니까.
무등산 같은 돌산들은 비가 오면 한꺼번에 쏟아져내린다.

장마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그때 시무지기를 보지 못한 게 항상 아쉬웠다.
그래서 오늘 어제 내린 비를 생각하며 무등을 찾았다.
원효사에서 원효계곡을 바라보니 수량이 많지않아  대충 짐작했다.

어제 이쪽은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나 보구나.

그래도 오늘 시무지기를 보러 무등을 찾았는데 그냥 지나칠 수야 있겠는가.

꼬막재를 넘고 억새평전을 지나 시무지기를 향해 내려간다.
별 기대도 없지만 오늘 무등을 찾은 이유이므로...

산도 올랐다  내려가는 건 괜찮은데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건 피곤하다.

오르건  내리건 산길은 항상 즐겁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감이 드는 것도 부인할 수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괜찮아.

아침부터 탈탈 굶고 서너시간을 걸었더니 다리에 힘이 풀려  규봉암 못 미치는 너덜  으슥한 곳에 자리하고 앉아 소박하게 김밥에 막걸리 한잔을 곁들인다.

그래 오늘은 이렇게 규봉암과 지공너덜을 지나고 장불재를 만나고 입석이와 서석이를 만나고
중봉을 지나 중머리재를 둘러보고
백운암터를 지나 덕산너덜길을 따라 걸으며 광주의 겉모습을 조망하며  걷다보면 오늘 하루가 저물지 않겠는가?

모처럼 만나는 무등이 반가이 맞아줘서 너무 상쾌하고 기쁨이 많은 하룹니다.

현진이의 10승이 무산돼서 기쁨이 반감되기도 하지만
모처럼 만나는 나의 오랜 벗 무등과의 우애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하루인 것 같아 행복한 하루 입니다.

아직은 대낮 오늘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저보다 니가 더 행복한 하루이시길 빌어봅니다^^
아시지요?
부디 즐겁고 행복한 휴일이시길...

(음표)윤형주의 '어제 내린 비'
https://youtu.be/JRfqP8HTKvE

(음표)투코리언스의 '벽오동'
https://youtu.be/E7zMbZhqv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