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엽 / 레미 드 구르몽(1858 - 1915)
시몬..나뭇잎이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은 너무나도 부드러운 빛깔,
너무나도 나지막한 목소리..
낙엽은 너무나도 연약한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황혼 무렵 낙엽의 모습은 너무나도 서글프다.
바람이 불면 낙엽은 속삭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 여자의 옷자락 소리.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오라.. 우리도언젠가 낙엽이 되리라.
오라.. 벌써 밤이 되고 바람은 우리를 휩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시몬.. 나무 잎이 저버린 숲으로 가자.
이끼며 돌이며 오솔길을 덮은 낙엽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낙엽 빛깔은 상냥하고, 모습은 쓸쓸해
덧없이 낙엽은 버려져 땅 위에 딩군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저녁 나절 낙엽의 모습은 쓸쓸해
바람에 불릴 때, 낙엽은 속삭이듯 소리친다!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서로 몸을 의지하리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
서로 몸을 의지하리 이미 밤은 깊고 바람이 몸에 차다.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
찬비가 제법 세차게 내립니다.
어젯밤 중국에는 폭설이 내렸다지요.
이제는 가을의 끝자락이 머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에 내리는 가을비는 아마도 겨울의 전령인지도 모릅니다.
힘겹게 가지를 부여잡고 있는 마지막 잎새를 떨어뜨리고
북풍한설을 동반한
추위를 불러오겠지요.
모든 게 계절의 흐름일 뿐 가을비 탓이 아님을 압니다.
허나 하나쯤의 핑게거리는 미리 만들어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요.
어제는 내장사로 단풍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몰려드는 인파가 어마어마하더군요.
내장산 초입의 단풍은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절정기를 놓친 탓일 수도 있겠지만
나무에 남아있는 단풍이나 땅위를 덮고 있는 낙엽이나
빛깔부터가 예년과는 달랐습니다.
단풍이 제대로 물들지 못한 건 이상기후 때문이겠지요.
일주문을 지나 백련암으로 향했습니다.
백련암 올라가는 입구의 단풍은 언제나 붉은 빛과 초록이 어우러져 찬연하게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산행객들의 발길이 적게 미치는 호젓한 산길을 따라 백련암을 지나 원적암까지 걷다보면
역시 내장사라는 말이 절로 흘러나옵니다.
대웅전을 잃어버린 내장사의 모습도 어쩌면 낙엽지는 가을처럼 처연해 보이기도 했구요.
아쉬움에 까치봉과 신선봉 입구까지 올라가다 발길을 돌려 내려왔습니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가을의 운치를 만끽한 하루였습니다.
저물어 가는 가을 풍경을 담은 내장사 단풍사진 올려봅니다.
새로운 한주 활기차게 열어가시고
쌀쌀해지는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장현의 "마른잎"
이브 몽땅의 "고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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