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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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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을 바라보니 /220111

서까래 2022. 1. 13. 09:38

설산을 바라보니 

 

이른 아침 설산을 바라보니

밤새 내린 눈을 무겁게 이고

가지를 느린 청솔의 모습이

벌을 선 아이와 같다

 

바람조차 짐을 덜어주지 않는

침묵의 늪 속에서 입을 다문 채

눈을 감고 선 숲의 군상들

 

설한을 발끝까지 내리며

숨죽여 고난을 속울음으로 삭히는

겨울 숲의 정경은

질곡의 역사를 안고 함구하며

 

긴 강을 건너 온 겨레의

애상인 듯 그려진다

 

광복을 맞고

만세삼창의 희열을 만끽한 그날처럼

머잖아 숲의 세상에도

봄꽃 만개할 그날이 오면

환난과 시련의 가지 끝엔

꽃이 피어남을 알 것이다

 

- 박광호

 

밤새 눈이 내렸나보다

그리 많은 눈이 내린 건 아니지만 차를 덮을 정도의 눈이 내렸고,

새벽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이왕 내릴거면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내린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제법 소담스럽게 눈이 내렸다.

 

모처럼 하얀눈을 맞으며,

더러는 하얀눈 위에 첫 발자욱을 남기며 걷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겨울이면 눈이 내리는 게 당연한 일인데,

언제부턴가 눈이 겨울의 귀물이 되어버렸다.

 

누구를 탓하랴.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도 하고,

누구의 책임이 아니기도 하다.

 

우리가 기후변화까지 따질 주제는 아니지만,

어찌 아쉬움이 없고,

걱정스럽지 않을 수야 있겠는가?

 

눈의 강도가 약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눈을 맞으며 걷는다는 건 어릴적이나 지금이나 즐거운 일이다.

 

이왕 내린김에 눈답게 내렸으면 좋겠다.

이번 주말엔 설산과 더불어 하루를 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눈이 내린다고 철딱서니 없이 좋아할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건 좋다고 해야겠지요.

 

눈내리는 화요일,

건강에 유의하시고

새하얀 눈과 함께 상쾌하고 유쾌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송창식의 "밤눈"

https://youtu.be/DTPQ-SceP-0

 

산울림의 "회상"

https://youtu.be/0bG8lTKuR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