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우붓 입성과 바투르산 일출 트레킹
하늘과 땅 차이.
발리 도착 첫날,
싱가포르와 발리 우붓의 외적인 비쥬얼만을 비교했을 때는
거의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었다.
발리공항에 도착해서 미리 예약해둔 택시를 타고
1시간여를 달려 숙소에 도착했는데,
가는 길이 한마디로 후덜덜 했다.
오토바이와 차량으로 혼잡한 도로를 지나고,
좁디좁은 골목길과 포장도 되지 않은 농로 길을 지나 시골마을에 내렸는데
우선 드는 생각이 밥을 어디서 사먹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집은 방 세개에 거실,
그리고 야외수영장까지 있는 고급? 저택이다.
사실 겉보기보다 날림이긴 하다.
어쨌건 여장을 풀고 우선 민생고를 해결해야 했다.
숙소에 도착한 시각이 4시 반인데 하루 종일
공항에서 먹은 샌드위치 반조각과 기내식으로 버텼으나
얼마나 배도 고프고 술도 고팠겠는가?
다행히 도보로 약15분 거리에 우리나라로 따지면 읍내가 있어
우선 환전을 하고,
반주를 곁들여 나름 맛있게 저녁을 마치니 어둠이 내려앉는다.
오늘 새벽 2시경에 일어나 바투르산 일출트레킹을 해야 했기에
숙소에서 간단히 소맥으로 입가심을 하고
일찍 잠을 자고 2시 전에 일어났다.
차를 타고 두 시간 가량을 달려 바투산에 올라 일출을 볼 계획이다.
차를 타고 가며 검색해보니 바투르산은 활화산이고
발리에서 신성시하는 산으로 어쩌면 발리여행의 백미란다.
여행을 오기 전 참이슬 1.8리터 두병을 준비했다.
빨간 딱지 한병, 파란 딱지 한병, 소위 말하는 오리지날과 후레쉬,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알콜 도수가 다르다.
그런데 짐을 싸는 과정에서 아내가 발견하고는 깜짝 놀래서 하는 말이,
"아니, 소주 마실 사람은 당신밖에 없는 데 무슨 댓병을 두개나 가지고가?"
그래서 후레쉬 한병만을 가지고 왔는데,
역시 소주를 가져온 건 신의 한수였다.
차를 두시간 탄다더니 한 시간 남짓 지나니
생각보다 빨리 집결지에 도착이고,
커피와 다과가 준비되어 있다.
잠시 기다리다 다시 차를 타고 트레킹지점으로 가니
사람들이 엄청 많다.
후레쉬 하나씩 들고 긴 행렬을 이루어 바투르산을 오르는데
오늘따라 안개도 끼고 간간히 빗방울도 떨어진다.
어둠과 안개 때문에 길게 늘어선 불빛만이 보인다.
그렇게 불빛을 따라 두어시간을 오르니 바투르산 정상이다.
높이는 1,717m이고 트레킹 시점의 고도가 1,300m쯤 된다 하니,
사실상 400m 높이의 산을 오르는 셈이다.
정상부에 마련된 간이 벤취에 앉아
가이드들이 주는 간식을 먹으며 일출을 기다렸으나,
아쉽게도 안개에 가려 제대로 된 일출은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순간순간 펼쳐지는 안개와 새벽노을
그리고 해가 연출하는 신출귀몰한 조화만으로도
바투르산을 찾은 보람은 충분했다.
약간의 아쉬움을 바투산 정상에 묻어두고 하산하는 길,
사실 바투산을 하산할 때 바라보는 경관이 그렇게 아름답다는데
안개에 가리고 가끔씩 떨어지는 우박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절반쯤이나 내려왔을까 전망이 트이기 시작하더니
너른 들판이 보이고 이어서 커다란 호수가 나타난다.
아내는 바다가 아니냐고 내게 물었지만
1,300m 고지에 무슨 바다가 있으랴?
바투르호수는 일견 바다로 보일 정도로 넓고 물빛도 곱다.
그리고 호수 뒤에 있는 산과 구름을 배경으로 빼어난 비경을 자랑한다.
우리 가족 7명과 다른 두팀 4명까지 총 11명에 3명의 가이드와
다과를 판매하는 14살 꼬마아가씨까지 함께하며 너무나도 즐거운 트레킹이었다.
올라갈 때의 설레임과 정상부에서의 아쉬움,
그리고 하산하면서 바라뵈는 비경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우붓 바투르산 일출트레킹이었다.
언제 바투르산의 일출을 다시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이제 일단은 숙소로 가서 아점을 하고 잠시 쉬어야지 싶다.
칼자루는 우리 딸이 쥐고 있으니 지가 알아서 할 것이다.
바투르산 산행사진 함께 보냅니다.
여기서는 굳이 요일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데,
오늘이 불금이지 싶습니다.
한주의 일상 잘 마무리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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