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제 몸을 때려 울리는 종은
스스로 소리를 듣고자 귀를 만들지 않는다
평생 나무와 함께 살아온 목수는
자기가 살기 위해 집을 짓지 않는다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서 기도하는 어머니는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를 드리지 않는다
우리들, 한번은 다 바치고 돌아와
새근새근 숨 쉬는 상처를 품고
지금 시린 눈빛으로 말없이 앞을 뚫어 보지만
우리는 과거를 내세워 오늘을 살지 않는다
우리는 긴 호흡으로 흙과 뿌리를 보살피지만
스스로 꽃이 되고 과실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
내일이면 모두가 웃으며 오실 길을
지금 우리 젖은 얼굴로 걸어갈 뿐이다
오늘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참 좋은 날이다
- 박노해
새하얀 쌀밥 같은 이팝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더군요.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우리네 눈에는
그저 아름답게만 보이지만,
나무들은 아마도 그 꽃을 피우기 위해
아이를 낳는 것보다 더한 내면의 산고를 겪으며
꽃을 피울 겁니다.
실제로 벚나무와 같이 꽃을 많이 피우는 나무들은
수명이 짧다고 합니다.
나무들이 꽃을 피우는 것도 이러할 진데
민주주의라는 꽃을 피우는 데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점철 됐을까요.
오늘이 419혁명 64주기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는 419의거라고 배워서 혁명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집니다만,
의거이기도하고 혁명이기도 하겠지요.
그들의 피땀으로 일구고 가꾸어 놓은 민주주의라는 금자탑,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속담이 있지만
공든 탑도 당연히 무너집니다.
공들여 탑을 쌓는 데는 숱한 세월과
가늠할 수도 없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무너지는 건 순간입니다.
공든 탑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켜나가는 것 또한 그에 못지않겠지요.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이기에
지도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역사에서 얻는 교훈을 명심하며 살아가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록 쇠귀에 경 읽기 일지라도 말입니다.
매화도 지고 벚꽃도 졌습니다.
벌써 매실나무에는 엄지손톱만한 매실이 자라고 있고
벚나무에는 팥알만한 버찌가 열렸습니다.
지금 이곳 광주 도심은 온통 철쭉의 향연입니다.
보석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등나무꽃도 향기를 뽐내지만
지천으로 피어 있는 철쭉의 위세에 눌리는 형국입니다.
그제 아침에 대충 담아본 광주과기원과
쌍암공원 주변의 철쭉꽃 풍경사진 올려봅니다
날씨가 화창한 금요일입니다.
일상의 업무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음표) 소리새의 “꽃이 피는 날에는”
(음표)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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