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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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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그네/김현승, 나그네/박목월/241217

서까래 2024. 12. 17. 09:58

겨울 나그네

내 이름에 딸린 것들
고향에다 아쉽게 버려두고
바람에 밀리던 플라타나스
무거운 잎사귀 되어 겨울 길을 떠나리라

구두에 진흙덩이 묻고
담쟁이 마른 줄기 저녁 바람에 스칠 때
불을 켜는 마을들은
빵을 굽는 난로같이 안으로 안으로 다스우리라

그곳을 떠나 이름 모를 언덕에 오르면

나무들과 함께 머리 들고 나란히 서서

더 멀리 가는 길을 우리는 바라보리라

재잘거리지 않고
누구와 친하지도 않고
언어는 그다지 쓸데없어
겨울옷 속에서 비만하여 가리라

눈 속에 깊이 묻힌 지난해의 낙엽들같이
낯설고 친절한 처음 보는 땅들에서
미신에 가까운 생각들에 잠기면
겨우내 다스운 호올로에 파묻히리라

얼음장 깨지는 어느 항구에서
해동의 기적소리 기적(奇蹟)처럼 울려와

땅속의 짐승들 울먹이고
먼 곳에 깊이 든 잠 누군가 흔들어 깨울 때까지

 

- 김현승

 

나그네도 나그네 나름,

왠지 겨울 나그네는 외롭고 쓸쓸해 보입니다.

거기에 비하면 박목월시인의 나그네

낭만적이라고 해야겠지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가듯이
가는 나그네

 

- 나그네/박목월

 

낭만적인 길이건

외롭고 쓸쓸한 길이건

어차피 우린 모두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들입니다.

 

너와 나,

우리 모두 걸어가는 나그네 같은 인생길,

외롭지도 쓸쓸하지도 않고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술 익는 마을을 지날 때면

발길을 재촉하기 보다는

만사 제쳐두고 탁배기 한잔씩 나누는

여유도 느끼면서 말입니다.

 

오늘하루도 여유롭고 행복하시길...

 

(음표) 최희준의 하숙생

https://youtu.be/46DhY9Vqurs

 

 

(음표) 윤일로의 기타부기

https://youtu.be/5V75hCEFa8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