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25 보낸 카톡

눈풀꽃/루이스 글릭/250107

서까래 2025. 1. 7. 09:57

눈풀꽃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하리라.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대지가 나를 내리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도 못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에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 루이즈 글릭

 

202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의 작품인데

류시화 시인의 번역으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시라고 합니다.

혹한의 동토에서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이른 봄 눈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눈풀꽃의 생명력이 눈물겹습니다.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민초들의 모습과도 같아 보입니다.

 

우리 모두 지금 떨고 있지 않은가요?

밤새 새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기온도 많이 떨어졌구요.

하지만 정작 우리를 떨게 하는 건

한겨울의 추위가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비열하고 무책임하고 몰염치하고 비상식적인 족속들에 대한 분노에

치를 떨고 있는 게 아닐까요.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살을 에이는 듯한 동토의 추위도

눈풀꽃을 죽일 수는 없습니다.

머잖아 꽃 피고 새들이 노래하는 봄이 올 테니까요...

 

다가올 봄날을 기다리며 또 하루를 살아갑니다.

 

눈 내린 설경이 아름답습니다.

허나 폭설이 내린다는 소식은 그리 달갑지가 않습니다.

뭐든 지나침은 부족함만도 못하지요.

어느 때 어느 자리에 서 있건

너무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날씨는 차갑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나날의 연속입니다.

불순한 날씨에 건강유의 하시고,

하루하루 알차고 보람찬 새해 꾸려가시길 빕니다.

 

(음표) SG워너비의 내 사람

https://youtu.be/-ismirSfn_w

 

(음표) 박효신의 눈의 꽃

https://youtu.be/isUdfdszLX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