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내 안에 있는 이여 /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그의 섬세한 언어는
이러한 세계의 한 결정을 보이기에 족하다. 합일의 순간에서 오히려 소멸에 이르게 되는
극적인 사랑이 이 같은 감동을 실제화하고 있다
우리는 보통 “ 사랑에 빠진다(falling in love ) “ 고 한다.
일찍이 프롬은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것이라고 갈파하였다
사랑이란 수동적인 정동( passive affect ) 아니라, 능동적인 활동 (active activity)
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류시화의 시가 견지하고 있는
대중성과 예술성의 결합은 사랑의 능동적 성격을 시 속에서 구상화하였다
류시화의 작품들은 자연 파괴를 매개로 하는 문명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자연의 완결성과 인생의 비유 체계를 혼신을 다해 잠언화 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시피니앙의 풍요 속 사랑에 대한 빈곤감을 느낄 때
대중 속의 여린 상처 투성이인 심장들을 향하여
희생으로서의 강한 향수의 흡인력을 구가하여
시인은 화자와 독자가 자연친화적으로 동화되는 매력을 강하게 투사하고 있다
인간은 짝지어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 피조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존재
그대가 곁에 있어도 가장 외로운 날에는
그대 때문에 나는 더욱 외롭고
그대가 곁에 있어도 가장 그리운 날에는
그대 때문에 나는 더욱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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