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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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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에 /김종길/260219

서까래 2026. 2. 19. 17:01

설날 아침에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 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 김종길

 

설 연휴는 즐겁고 행복하게 잘 보내셨는지요?

어릴 적 설날 아침이면 어른들께서 농 삼아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먹고

두 그릇을 먹으면 두 살을 먹으니

한 그릇만 먹어야 한다고 놀리곤 하셨습니다.

그 때는 두 살을 먹어도 좋고 세 살을 먹어도 좋았습니다.

그저 배부르게 잘 먹으면 좋은 시절이었고

두 그릇 세 그릇씩 먹는 아들 손주들을

어르신들은 흐뭇한 눈빛으로 바라보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제 나이 든다는 떡국은 안 먹고 싶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물론 나이 먹는 정월 초하루날 떡국은 안 먹더라도

그냥 평상시에 맛으로 먹는 떡국은 별개로 하구요.

근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연휴가 후딱 빠르게도 지나가더군요.

 

세월아!

쉬엄쉬엄 쉬면서 갈 것이지,

뭐가 그리 급하다고 발동을 달고 내달리느냐?

설 연휴를 보내고 나니 우수(雨水)입니다.

우수(憂愁)가 아닌 우수(雨水)라는 게 다행스러운 일이지요.

얼어붙었던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라는 절기에 맞추려는 듯

조석으로는 여전히 차가운 기운이 맴돌지만

낮이 되면 봄날 같은 따사로운 날씨가 이어집니다.

 

어느덧 2월도 이제 하순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봄이 왔다고 노래해도

흉허물할 이는 없겠지만

아직은 꽃샘추위도 남아있고

5월에도 눈이 내리기도 하는 시절이니

김치 국물부터 먼저 들이킬 필요는 없겠지요.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게 계절의 봄이고

아름다운 날들은 수이 지나가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정작 기다려야 할 것은

마음 속의 봄이 아닐까 싶습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듯

우리네 마음속에도 밝고 화사롭고 따사로운

봄기운이 스며들고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폭풍이 지나간 들판에도 꽃은 피고,

지진에 무너진 땅에도 맑은 샘물은 솟아납니다

 

연휴를 보내고 맞이하는 월요일 같은 목요일,

월요병 같은 피로감이 몰려오더라도

새해를 맞아 새 희망을 꿈꾸며

활력을 되찾고 함빡 웃음짓는 하루이기를 빌어봅니다.

 

행복하고 평안한 하루 보내시길...

 

(음표) 이숙의 슬픔이여 안녕

https://youtu.be/HwCS90yv1Tc?list=RDHwCS90yv1Tc

 

(음표) 박정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https://youtu.be/zuoJNKZ_8so?list=RDzuoJNKZ_8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