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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천상병, 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박노해/5월의 꽃과 풍경들/260521

서까래 2026. 5. 21. 16:11


*
비 오는 날

 

아침 깨니

부실부실 가랑비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백오십 원을 훔쳐

아침 해장으로 나간다.

 

막걸리 한 잔 내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냐?

가방 들고 지나는 학생들이

그렇게도 싱싱하게 보이고

나의 늙음은 그저 노인 같다

비 오는 아침의 이 신선감을

나는 어이 표현하리오?

 

그저 사는 대로 살다가

깨끗이 눈감으리오.

 

- 천상병

 

* 잘 뭇 들어선 길은 없다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슬퍼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삶에서 잘못 들어선 길이란 없으니

온 하늘이 새의 길이듯

삶이 온통 사람의 길이니

 

모든 새로운 길이란

잘못 들어선 발길에서 찾아졌으니

 

때론 잘못 들어선 어둠 속에서

끝내 자신의 빛나는 길 하나

캄캄한 어둠만큼 밝아오는 것이니

 

- 박노해

 

어제부터 이틀 동안 비가 내린다더니

어제는 거의 하루 종일 차분하게 비가 내렸고,

오늘은 흐릿한 날씨에 이따끔 씩 이슬비와 안개비를

오가는 정도의 빗발이 날릴 뿐

그냥 흐린 날씨지 싶습니다.

지금도 가끔씩은 비에 흠뻑 젖어 걷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는 얘기지요.

아마도 여름철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에는

한번 쯤은 비를 철철 맞으며 걷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럴 때는 우산도,

함께 비를 맞아주는 것도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요.

비도 맞을려면 준비운동(?)도 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맞아야지

무턱대고 맞을 수야 있나요.

소나기는 피해 가라지만

이 나이에 무턱대고 비를 맞는 것은 무모한 짓이겠지요.

 

이제 5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고

오늘은 만물이 점차 자라서 가득 찬다는 의미를 안고 있는

소만(小滿)이라는 절기입니다.

이때부터 여름 기운이 들기 시작한다지요.

 

주변을 돌아다니며 둘러보다 보면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일찍이 꽃을 피웠던 매화나무며 산수유는 파란 열매를 키우고 있고

버찌는 벌써 까맣게 익어갑니다.

그리고 5월의 꽃들이 피어납니다.

고속도로변을 하얗고 노랗게 장식하는

샤스타데이지와 금계국꽃처럼 요란스럽지는 않지만,

돌나물, 쥐똥나무, 일본조팝나무, 수련, 마삭줄,

황금달맞이꽃, 어성초, 산딸나무, 개망초, 자주닭개비 등

잠시만 주변을 둘러보아도 수많은 종류의 꽃들이 피어납니다.

 

봄비에 젖은 풍경들이 푸르름과 싱그러움을 더합니다.

천상병 시인께서 막걸리 한잔으로 속을 지지고 바라본다면

절로 시가 튀어나올 만한 풍경들이지 싶습니다.

비 내린 5월에 주변에서 담아본 꽃들과 풍경사진 올려봅니다.

 

박노해시인께서는

모든 새로운 길이란

잘못 들어선 발길에서 찾아졌다고 말씀하십니다.

행여 오늘 하는 일이 뜻 같지 않더라도

내일을 바라보며 희망과 용기를 다지는 오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비가 개고 나면 내일부터는 다시 더워진답니다.

소만도 지났으니 이제 초여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봄이건 여름이건 건강만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음표) 김현식 권인하 강인원의 비오는 날의 수채화

https://youtu.be/NN5eSQUQk7g?list=RDNN5eSQUQk7g

 

(음표) 고한우의 암연

https://youtu.be/d2DbDuafI24?list=RDd2DbDuafI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