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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더 사랑하는 법

서까래 2010. 5. 13. 18:42

 
 
봄이 오는 길목, 활짝 핀 꽃그늘에 마음이 내려앉습니다. ‘봄꽃처럼 맑고 향기로운 삶을 피우라’던 법정 스님의 말씀이 나를 돌아보게 합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알고, 어제와 다른 오늘을 꽃피우는 것. 이달 <우먼센스>가 당신과 나누고픈 이야기는 ‘나를 더 사랑하는 법’입니다. 나와 당신,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비밀은 다름 아닌 일상 속에 숨어 있더군요. 여기, 향기로운 이들의 특별한 이야기처럼요.
 
 
순정 만화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외모, 그래서인지 좀 엉뚱하게 들리는 개구쟁이 같은 웃음소리, 말하면서도 톡하고 청포도를 씹어 먹는가 하면, 운전을 못한다는 공통점을 찾아내곤 요모조모 버스나 지하철의 장단점으로 대화를 이끄는 사람. 그녀에겐 긴장이 없다. 행동은 자연스럽고, 대화는 잔잔하면서 허둥대지 않아 명확하다. 특유의 상냥함으로 낯선 이 마음의 빗장도 쉬이 내려놓게 하는 힘, 그게 이 사람, 백은하의 은은한 향기다.
 
 
백은하는 꽃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에 어울리는 글을 쓰는 꽃 그림 작가다. 꽃과 식물의 온기로 마음을 전하는 사람의 아날로그적인 관계 맺기는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이 갈 터. 전화나 메일보다 잠깐 얼굴 보는 5분의 시간이, 카드를 구입하는 대신 도화지에 안부를 묻고 그림을 그리며 받을 이가 즐거워할 잠깐의 시간을 떠올리는 것이 소중해 기계나 기성품을 선택할 때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은 잠시 미뤄두고 살아도 행복하다.
종종 친한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하는데 용건보다는 마음이 담긴 한 줄을 남기는 게 그녀다. 행복한 기분이 들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날은 전활 걸어 3분 동안 시를 읽어주기도 한다. 바쁜 생활에서 잠시라도 다른 세계로 이동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이로운 일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매일 쓰는 일기는 그녀 생활에 모티브가 된다. 쓰기도 하지만 지난 것을 읽는 데도 의미가 있기 때문인데, 작년 이맘때의 나는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어, 일기를 읽고 나면 절로 기운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좋은 습관은 그때그때 메모해두었다가 종이에 손 글씨로 쓱쓱 써서 잘 보이는 데 걸어둔다. 고마운 일은 반드시 소리 내어 감사하다고 표현하는데, 이렇게 하다 보면 고마운 일들이 절로 내 것이 되어 삶의 태도가 한결 가뿐하고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백은하의 나를 더 사랑하는 법
좋은 습관 메모해두기 마음을 다잡는 좋은 말은 생각날 때마다 메모해서 잘 보이는 데 걸어두고 두세 달에 한 번씩 새롭게 바꾼다.

친구와 음식 나눠 먹기 전화나 메일로 안부를 묻기보다 직접 만나는 편. 이때 꼭 필요한 것이 음식이다. 냉장고 속 재료로 간단히 디저트를 만들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 마음결도 고와지는 걸 느낀다.

그 밖에 감정은 내가 선택한다 / 마음의 주인 되기 훈련 / 나의 덕, 나의 탓 / 일과 남 돕는 생각은 많이 / 상황과 오해에 대한 건 짧게 그리고 기다려라 / 좋은 상황으로 연상 / 꽃이 쏟아진다, 깨어 일하라
 
 
 
 
홍대 앞 핫한 일본 문화 카페, 수카라. 이곳의 대표 김수향씨는 재일교포다. 그녀를 두고 지인들은 ‘그 자체가 문화’인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을 두고 하는 소리다. 13년 전 그녀는 부모님 고향인 한국을 직접 보고 싶어 한국에 왔고, 1년을 살다 보니 욕심이 생겨 한국 대학에서 우리말을 익히고 방송 코디네이터와 번역 일을 했다. 그러다 게스트가 아닌 생활인으로 살기 위해 좋아하는 홍대 앞에 카페를 열었다. 효자동 뒷골목, 재래시장의 인간미, 한복의 아름다움, 5일장의 에코 상품, 우리말 ‘죽겠다’의 다양한 활용 같은 한국 문화가 재미있어 한류 잡지 <수카라>의 편집장을 맡아 오랫동안 책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매크로비오틱 요리를 하는 룸메이트 친구 덕에 친환경적인 삶에 눈을 떠 에코지수를 높이는 생활을 1년째 연구하며 실천 중이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다 보니 자연스레 인생의 그림이 그려졌고, 그것을 사람들과 나누며 그녀 자신이 좀더 풍요로워지고 있다는 김수향씨. 그런 그녀에게 ‘나를 사랑하는 법’을 물었다. 대답은 간단히 돌아왔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거지요”. equal,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김수향 대표의 나를 더 사랑하는 법
내 몸을 사랑하기 면 생리대, 표백 성분 없는 치약, 오가닉 보디용품 사용하기, 아로마로 화장품 만들기.

친환경적인 삶에 도움이 되는 책 읽기 <할머니의 생활 지혜> 특별판, 매크로비오틱 두 가지 버전 요리책.

핸드메이드 제품 쓰기 시골 재래시장에서 쓸모 있는 물건 사기, 공산품 사용하지 않기.

에코로 살림하기 스펀지나 빗자루 수세미 쓰기, 세제 직접 만들기(비눗가루+중조+구연산), 물 아끼기.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하는 7년 동안 나는 한 번도 나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언제 제일 예뻐 보이는지, 무엇에 행복해하는지,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나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었다.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일러스트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3년간, 태어나서 처음 ‘나를 사랑하는 법’을 알았다. 그 작지만 큰 발견은 ‘나에게 선물하기’에서 시작되었다.
25만원짜리 60색 오일 크레용. 나를 위한 선물 1호였다. 누군가 나에게 25만원짜리 옷이나 가방을 사줄지는 몰라도, 저 작은 오일 크레용에 목을 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일 거라는 결론 끝에 내린 실행 파일이었다. 그리고 그건, 내 인생 최고의 생일선물이 되었다. 필요한 것을 구입하는 것과 나에게 선물하는 것에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선물은 ‘애쓰고 있는 나를 위한 위로이자, 잘 해내고 있는 나를 위한 포상’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날, 생일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날, 기분 좋은 날, 나는 내게 선물을 한다. 나를 위한 선물. 그건 내 행복 아이콘이다.
 
   오연경은…

잡지 에디터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2005년 도쿄 오차노미즈 미술 전문학교에 유학했고, KT Olleh 신문광고와 르꼬끄 스포르티브, 러브캣, 바닐라코, 오라인 등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작업 중.
 
 

기사제공 우먼센스ㅣ사진 김남용ㅣ에디터 김일아, 김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