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햇살처럼 가족방/금연의 추억

뱃전에서 바라본 다도해 정경

서까래 2011. 8. 8. 17:08

목포항 전경

 

 

 

무이파인지 무교동파인지는 몰라도 집단 폭력배보다도 험한 태풍이 휩쓸기

일주일전인 7월말 신안군 도초로 처가형제 여섯가족이 2박3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목포에서 철부선을 타고 비금도에 있는 가산에서 내려서

차를 몰고 비금-도초간 연륙교를 지나 도초 시목해수욕장에 있는

팬션에 잠시 둥지를 틀다 왔습니다.

여행기간중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날씨가 비교적 협조적이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섬 여행을 하다보면 매번 느끼는 거지만, 가보면 고생한 만큼의 보람은 있지만,

교통의 불편함 만은 감수해야 합니다.

지금도 연도교가 많이 건설되긴 했습니다만 차를 몰고 다도해 관광을 하려면

아직은 먼 훗날의 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차량행렬 속에서 몇 시간씩 순서를 기다리고,

긴 기다림 후에 뱃전에 서서 다도해의 정경을 느긋하게 즐기는 것도 단순한 편함의 추구가 아닌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찌 보면 금연의 묘미도 결코 적지 않은 고통과 불편을 감수하는

자만이 이룰 수 있다는데 있는 건 아닐까요?

금연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거라면, 금연길라잡이라는 이 사이트가 무슨 필요가 있으며,

생면부지의 남남끼리 금연동지라는 호칭을 사용해 가며 서로를 다독이고 위로할 필요가 무어 있겠습니까?

 

 

 

저는 금연을 “작은 고통 후에 주어지는 큰 기쁨”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상황 파악을 잘 못해 광주에서 8시에 출발하여 목포에 9시에 도착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오후 3시배를 타고 목포항을 벗어났습니다.

기다림의 시간은 지루하고 짜증스러웠지만, 그 순간의 불편함이었을 뿐,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밑거름이 되고, 기억할 만한 추억거리가 되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여행 둘째 날 홀로 시목해수욕장 뒤에 있는 도초 큰산 산행을 했습니다.

전날 거의 밤새도록 마신 술에 다가 오후 1시의 따뜻한 여름날씨에 산을 오르는 일은

그리 유쾌한 일만은 아니지만, 편히 쉴 걸 괜히 올라왔나하는 후회는

산등성이에 올라서기 전까지의 짧은 생각일 뿐, 시원한 바람과 눈을 시원하게 하는

다도해의 정경을 마주하는 순간 기쁨과 환희로 바뀝니다.

나름대로는 평금을 이루었다고 자부하는 제가 금연으로 얻는 기쁨과

거의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얘기할지도 모릅니다.

10여년씩 금연한 사람도 재 흡연을 하는데, 이제 겨우 삼년을 넘긴 주제에 당돌하다고.....

담배는 평생 참는 것이라고 하는데, 지가 뭔데 건방지게 말을 함부로 한다고....

저는 금연은 어렵지만 평금은 생각보다 쉽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금연을 결심하고 이를 실행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하루를 금연한 사람도 아니 이제 막 금연을 결심한 사람도 지금 이후로

죽는 날까지 담배를 안 피운다는 보장만 있다면 그는 이미 평금에 성공한 사람입니다.

제가 평금을 이루었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저는 죽는 날까지 제가 담배를 안 피우리란 걸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감히 주장합니다.

담배는 평생 참는 게 아니고, 세월의 흐름을 따라 잊혀지는 것이라고............

저는 금연을 시행하고 약1년여가 지난 후로는 어떤 극심한 스트레스가 태풍처럼 몰아쳐도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지내왔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신통방통할 정도로요?

물론 금단증상이나 고통의 정도가 천차만별이듯이 담배를 잊어가는 과정도 천차만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잊어갑니다.

가끔씩 10여년을 금연한 사람이 재 흡연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사람이 전체의 몇 퍼센트나 될까요?

저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대부분은 담배를 잊고 금길이라는 사이트도 함께 조금씩 잊어 갑니다.

이 곳을 거쳐 지나간 말없는 다수는 그걸 침묵으로 대변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잊고도 이곳을 찾으시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그분들의 대다수는 담배를 못 잊어서가 아니라, 사람을 못 잊어서,

옛정이 그리워서 오시는 거라고 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새로 금연을 시작하시거나 금단의 고통에 신음하고 계시는 후발 동지님들

금단의 고통은 순간이지만 그로 인해 얻는 기쁨은 크고 또 영원합니다.

평생 참지 않아도, 생각보다 빨리 잊혀져 버립니다.

마치 태풍이 할퀴고간 상처가 치유되고 잊혀지는 것처럼 그렇게...핧

평금이 뭐 별겁니까?

앞으로 피우지 않는다면 님들도 이미 평금의 반열에 오르신 겁니다.

단, 초심의 유지가 평금의 초석임을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바쁘기도 했지만, 사실 별로 쓸 말이 없어 로그인하는 횟수가 점차 줄어듭니다.

그래서 그냥 다도해 풍경이나 구경하시라고, 풍경사진 몇 장 올리려고 했는데,

오랜만이다보니 사설이 너무 길었나 봅니다.

목포에서 비금도 가산까지 가는 바다풍경사진인데, 잠시 눈요기라도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지만 비록 헛소리라 할지라도 동지여러분의 평금을 바라는 충정만은 받아주시고,

무더운 여름 건강하고 알차게 보내시길 빌어 마지 않습니다.

 

 

 

목포의 상징 유달산

정상이 일등바위고 왼쪽봉우리가 이등바위다.

 

목포대교는 상판연결공사가 한창이다

유달산은 점점 멀어져 가고...

 

 

 

 

 

 

최근에 섬마다 이렇게 지명을 표기해 관광객들의 이해를 돕는다고...

 

 

안좌-팔금간 연도교

 

 

 

 

 

 

 

 

 

 

 

 

 

시목해수욕장의 백사장과 도초 큰산 전경.

도초에 가시는 분들은 큰산 산행을 꼭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큰산에서 바라본 시목해수욕장 전경. 시목해수욕장은 목이 좁은 항아리 모양을 하고 있다.

 

 큰산에서 바라본 신비의섬 우이도.

 

큰산에서 바라본 다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