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그리며 해보는 망상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
금길에서 웬 뜬금없는 카드타령이냐고 생각할 것이다.
금연을 시작한지가 벌써 삼년하고도 4개월이 넘었나 보다.
에이스 포카(1111)를 잡은 지도 벌써 4개월이 훌쩍 지났다.
엊그제 모처럼 글하나 올리려 로긴을 했더니 123*일이다.
그래서 내일 모레면 스트레이트인가? 하고 들여다보니 숫자하나가 모자란다.
이미 에이스 포카를 잡아본 사람에게 에이스보다 한 단계 낮은 끗발의
2(2222)부터 9(9999)까지의 포카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해서 백 스트레이트 플러시(12345)를 잡을 그날까지
지금과 같은 평상심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올려 본다.
<스페이드 백 스트레이트 플러시>
백 스트레이트 플러시는 단순한 금연날짜가 아니라
한결같은 마음과 담배로부터 자유로운 평상심이 유지될 때 이루어지는 것이고,
한귀의 유혹에 흔들려가며 그 날에 도달한다면 그건 끗발이 한참 낮은
그냥 백 스트레이트일 뿐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 날이 오려면 날짜로 11,111일이 남았으니 햇수로는 30년이 약간 넘는다.
모르긴 몰라도 내가 80대 중반까지야 살지 않겠는가?
살아있는 동안 금연은 당근일 것이니 그 때까지 목숨만 연명한다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이왕이면 로얄 스티플로 해볼까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날까지는 이승에 남아있을 자신이 없고 나머지는 저승에서 한번 채워볼 일이다.
이제 금연시계를 한번 들여다 본다
• 금연시작일 : 2008년 04월 10일
• 금연 1,234일째
• 471일 7시간 40분의 수명이 연장되었습니다.
• 금연저금통 : 7,712,500원
시계를 들여다보니 수명도 많이 연장됐고, 금연저금통에 돈이 제법 불었다.
내 통장에는 돈이 없지만 금연저금통에 쌓인 돈들은 30년 넘게 금연한 사람에게는
금길에서 노후연금으로 지급한다는 풍문이 있어 잔뜩 기대를 하고 있다.
그래서 30년 후에 백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달성하는 날짜의 금연시계를 미리 들여다 본다.
• 금연시작일 : 2008년 04월 10일
• 금연 12,345일째
• 4,715일(12년11개월) 2시간 30분의 수명이 연장되었습니다.
• 금연저금통 : 77,156,250원
그런데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금연저금통이 불어나는 건 좋은데, 수명이 너무 많이 늘어난다.
이 계산이 맞다면 모르긴 몰라도 100살 정도는 우습게 넘기고
동방삭이를 능가할 지도 모를 일인데,
문제는 나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또 어떤 철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고려장을 부활시켜
국민의 노령화를 막아야 한다고 국민투표에 부칠지 누가 알겠는가?.
이런 꼴을 안 당하려면 100살이 넘어서면
다시 담배를 피워 저승길을 재촉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ㅜㅜㅜ
그리고 비흡연자들에게 고하노니, 오래 살기를 원한다면
당장 흡연을 시작하여 하루에 서너갑씩 피우다가 금연하시라!
아마도 수명연장과 노후자금이 보장될 것이다.
그러나 일단 당신이 흡연자의 길로 들어서면 금연성공은 절대 보장해 줄 수가 없다.
하지만 금연만 성공한다면 당신의 수명연장과 노후자금은
금길에서 알아서 보장해 줄 것이다!(???)
모처럼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그냥 한번 써 보는 글이니,
할 일 없는 사람이라 욕하진 마시길.........
세월은 정말 유수처럼 흘러갑니다.
나이는 5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데 이루어 놓은 건 없고,
아직도 주어진 짐은 무겁기만 합니다.
남은 게 있다면 금길의 금연시계안에서 늘고 있는 수명과 금연저금통의 연금(?),
그리고 힘겨워도 알콩달콩 살아가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항상 함께 한다는 걸 겁니다.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군대에서도 훈련소 시절을 빼고는 담배를 안 피우던 놈이 사회생활하면서 배운
담배가 늘고 늘어 하루에 세갑 가까이 피어온 게 이십육칠년 세월이었다.
나이 40이 넘어서면서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주문처럼 외우고 다니면서도 감히 시도조차 못하고 살았었다.
그러던 중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담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금연을 결심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나의 금연초기는 금단증상이라기 보다는 못된 습관과의 싸움이었다.
십분이 멀다하고 피워대던 담배를 자일리톨 껌과 목캔디,
은단 등으로 버틴지 두어 달이 지나자 조금씩 못된 습관의 틀을 벗어나기 시작했고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서 담배는 스스로 내 곁을 떠나갔다.
가슴으로 단행한 금연의 효과는 의외로 커서 최근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도 흡연의 유혹을 받은 적은 내 기억에는 없다.
마치 비흡연자였던 것처럼 그렇게..., 그리고 앞으로도 그리하리라!
금연 후 해골바가지처럼 말라붙었던 얼굴이 사람의 형상을 되찾고,
육십이삼키로까지 빠졌던 체중은 5키로 정도 늘어서
육십칠키로 정도의 적정 체중을 스스로 유지하고 있다.
금연이 만사형통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흡연 시에 비해 나빠진 것은 어느 것 하나도 없다.
내가 존재함으로서, 아니 건강하게 존재함으로서 우리 가정은 지금의 행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금연이 건강을 보장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스스로 몸을 망가뜨려
사랑하는 가족들을 비탄에 빠뜨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건 나의 철칙이고,
또한 내가 느낀 대로 행할 것이다.
이번 주에는 우울한 소식 두 개를 접했다.
하나는 친한 벗이 갑상선암에 걸려 내일 서울에 있는 병원에 입원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 글을 쓰고 있던 중 아버님께서 기침이 심해 병원에 가셨는데
폐에 이상 물질이 발견되어 큰 병원에 가서 조직검사를 받아보라 했다한다.
갑자기 온몸에 기운이 풀리고 기분이 바닥까지 가라앉음을 감출길이 없다.
아버님도 금연하신지가 십수년은 되셨으련만, 연로하시니 어찌 병환이 없으실까만,
그저 별일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기 한이 없고,
사랑하는 친구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완치되기를 간곡히 기원해본다.
삶의 중심에 가정이란게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내 가정은 나의 보금자리이자,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며, 어쩌면 나의 전부이다.
만약 내가 없다면, 내가 건강하지 않다면, 스스로 몸을 망친다면........
내 가정의 행복과 안온함은 하루 아침에 사라질 지도 모른다.
그래, 나 사는 날까지 건강하리라!
사는 날까지 사랑하는 가족들과 기쁨과 행복을 함께 누리리라!
금길 선후배동지 여러분의 부디 평금하시어 더한 기쁨과 행복을 누리시길 빕니다.
마지막으로 여기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얽힌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합니다.
미국 남북 전쟁시 북부연합군 1만2천명, 남부동맹군 5천명의
사상자를 낸 1862년 버지니아의 레파하녹크 리버 전투는
남북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유명했습니다.
이 전투에서 양쪽 진영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낮에는 전투를 하고 밤이 되면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서
양쪽의 군악대는 매일 밤 음악회를 열었는데,
어느 날 밤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북군의 군악대는 아주 특별한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어요.
그 멜로디는 바람결의 새털처럼 전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그 순간 그리운 가족이나 연인에게 편지를 쓰고 있던 군인들은
사무친 그리움에 텐트 밖으로 나와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지요.
이 멜로디는 강 건너 편에 있던 남부군 진영에도 울려 퍼졌습니다.
남부군 군악대도 덩달아서 이 음악을 연주하고
남부군도 다함께 합창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상대방이 적이라는 것도 잊어버리고
강으로 뛰어 나와서 서로를 얼싸안고
모자를 하늘로 높이 던져 올리며 환호했습니다.
이 노래가 바로 <즐거운 나의 집>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취재했던 신문기자 프랭크 막심은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다들 미쳤다.'고 말입니다.
노래 한 곡 때문에 전쟁은 사라지고
오직 조국과 동포애만 남았던 것이지요.
이렇게 <즐거운 나의 집>의 멜로디는 서로의 적대감을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변화시켰던 것입니다.
그래서 양측이 합의하여 24시간 동안 휴전을 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 중에도 집에서 부부간,
가족 간 전쟁을 치르는 분들이 계시지는 않습니까?
가정은 행복의 근원이고, 금연을 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를 들으시며 손을 마주잡으시고,
그리고 서둘러 이불속으로 들어가 종전하시길 바랍니다.
이제는 사랑싸움도 담배와의 전쟁도 모두 마무리하고,
다 같이 즐거운 우리 집의 행복과 평금의 기쁨을 노래하지 않으실래요?
'햇살처럼 가족방 > 금연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과 담배에 대한 횡설수설 (0) | 2012.03.23 |
---|---|
추억의 사진구경하시고 풍요로운 한가위되시길.... (0) | 2011.09.10 |
뱃전에서 바라본 다도해 정경 (0) | 2011.08.08 |
봉화마을의 5월 풍경 (0) | 2011.05.18 |
꽃피는 춘삼월이 왔건만...... (0) | 2011.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