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진눈깨비가 내리더니 이틀째 찬비가 내립니다.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아니라,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찬 기운을 몰고 와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 같은 느낌을 줍니다.
너무 오랜만에 찾아뵌 것 같습니다.
이제는 공감마당에도 눈에 익은 이름보다는 낯 설은 분들이 훨씬 많네요.
어쩌면 이 사이트의 성격상 당연지사일 수 밖에 없겠지만요?
담배를 잊고, 금단의 고통에서 멀어져 가는 이는 떠나가고
평생의 벗처럼 함께했던 악마의 실체를 깨닫고
이를 멀리하고자 하는 이별의 아픔을 홀로 이기기 힘든 이들이
수시로 찾아왔다가 더러는 이루고 떠나고
더러는 옛정을 못 이겨 눈물을 머금고 떠나가는 공간,
그러나 이 세상에서 가장 건전하고 아름다운 공간,
그 곳이 바로 이곳 금길의 공감마당이 아닐까요?
지난주 화요일 사무실에서 커터 칼로 두꺼운 종이를 자르다가
부주의로 왼쪽 검지 손가락의 살을 도려내어 열한바늘을 꿰맸습니다.
덕분에 거의 기록적으로 딱 일주일간 술을 안 마셨습니다.
저는 1년이면 365일은 아니어도 350일 정도는 술을 마십니다.
물론 때로는 많이 마시고 대취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업무마치고 늧은 시각에 귀가하여 홀로 반주 겸 소주 한 병 정도를
한30여분에 걸쳐 마시고 살아 온 게 삼십년 세월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것이 일주일간 술을 마시지 않아도 금단증상이 있다거나
술을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별로 일어나지 않는 다는 겁니다.
대신 약간은 무료하고 이상하게 허기가 많이 느껴지더군요.
이제는 상처가 많이 깨끗해져서 실밥을 뺄 단계입니다.
상처가 많이 호전되니 그 그제부터 술을 입에 대다가
어제는 날씨도 꿀꿀하고 해서 아내와 뼈다귀탕에 소주 두병을 시켜
집사람은 두잔, 나머지는 내가 마시니 적당히 취기가 오르는 게 기분이 마치 좋더군요.
그래서 오랜만에 금길의 대선배이자,
인생의 맨토같은 그 분하고 한참동안 통화를 했습니다.
딱 한번 뵈었지만 항상 마음 가까이에 있는 그 분
그리고 그리운 또 다른 분들....
금길의 공감마당은 이처럼 좋은 인연을 만들어 주고
삶의 지침까지도 제공해 주는 진정 아름답고 훈훈한 곳입니다.
그런데 본론을 벗어나 사설이 너무 길어졌네요.
술과 담배의 중독성과 금단증상에 대해 얘기한 다는 게,
주변 머리없이.........
저는 술도 담배도 엄청 마시고 피우는 애주가 애연가 소리를 듣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술의 연륜이 담배보다 7~8년은 빠를 겁니다.
이제는 담배는 몸과 마음에서 떠나가 흡연욕구를 전혀 느끼지 않고 살아갑니다만,
흡연시절에 만일 일주일 동안 담배를 못 피었다면
아마도 금단증상으로 거의 돌 지경이 되었을 겁니다.
술과 담배 모두 해악을 주는 식품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 정도에 있어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과하면 술이 담배보다 훨씬 더 직접적이고 치명적일 수도 있겠지만,
적당히 라는 전제를 두고 얘기한다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술에는 적당이란 단어가 통하지만, 담배에는 적당이라는 게 없습니다.
영악한 담배는 간접적이고 훨씬 치밀하게 서서히 파고 들어와 영혼을 낚아채버립니다.
술은 중증 알콜중독자가 아니라면 언제고 안 마실 수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담배란 놈은 수준이 다릅니다.
이미 담배를 잊은 사람도 새로 담배를 끊기 위해 이곳을 찾은 금연초심자들도
금연초기에 겪었던 참담한 금단의 고통과 검은 유혹의 그림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좌절했던 기억을 대부분 간직하고 있을 겁니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보약이 된다고 얘기하지만,
담배를 적당히 피우면 보약이 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술은 대부분 마음만 먹는다면 오늘부터라도 아니,
내일부터라도 안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담배는 금연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지금이 아니면 결코 끊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금연을 위해 이 곳을 찾은 분이라면 금연을 결심한 지금 이 순간이
금연의 최적기임을 명심하시고 반드시 이루어내셔야 합니다.
다음이라는 기회는 저승의 문앞에 다다를 때까지 안 올 수도 있으므로 말입니다.
부디 담배의 유혹으로부터 해방되시어 따사로운 봄볕과 함께
아름다운 행복을 꿈꾸시길 기원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봄의 전령사인 매화를 만나러 남녁땅 해남을 찾아 갈 계획인데,
지금도 하염없이 쏟아지는 얄미운 봄비를 이겨내고 환하게 맞아줄지 걱정이 됩니다.
여러분 모두의 마음에 생동하는 봄기운이 그득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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