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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무등산단풍과 지왕봉/121110

서까래 2012. 11. 11. 10:17

아름다운 계절 가을이 10월의 마지막 밤을 지나 막바지를 향해 간다.

가을이 저물듯 우리의 아니 나의 삶도 겨울을 향해 가고 있겠지!

많이 기다렸던 가을인데, 미처 즐기지도 못하고 가을이 저만치 길떠날 채비에 부산하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하염없이 걷는 것도 가을의 풍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가을의 백미는 오색빛 단풍이 아니던가?

 

 

아무리 남도라 해도 이제는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마지막 주말인데 설상가상으로 토요일 오후부터 비가 내린단다.

어디로 가야하나?

일단은 내장산으로 정하고 아내에게 의향을 물으니 아니 가시겠단다.

마나님이 아니 가시면 홀로인데 그럼 어디로 가서 하루를 만끽 할까나.

내장산, 백암산, 무등산, 강천산, 추월산, 월출산, 지리산 등등 가까이에 있는 산들을 떠올려 본다.

내일 오후부터 날씨가 궂다는데 비가내려도 종일 쏘다니기엔 무등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하며 결정을 아침으로 미룬다.

 아침 8시에 베낭을 챙겨 길을 나선다.

내장산이나 백암산은 가려면 두어시간전에 출발했어야 한다.

이 시간에 간다면 길바닥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할지는 가봐야 안다.

 

 

 

그래 오늘은 무등에 올라 눈이 오건 비가오건 하루를 그와 함께하리라!

오늘은 꼬막재로 올라 무등을 일주하고 시간이 허락하면 백마능선을 지나 안양산까지 다녀오면 하루해가 저무리라 생각하고

무등을 향해 달려가는데 산장 가까이 가니 도로변에 차가 가득하고 경찰들이 쫙 깔려있다.

산행 성수기에도 없는 일이라서 별일이라고 생각하며 가까스로 주차를하고 산장입구에 이르니

무등산정상을 개방한다는 프래카드가 붙어있다.

작년에 처음 개방하여 금년에는 내가 알기로는 세번째인데 더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정상개방을 해도 인파에 떠밀려 다니는 번거로움이 싫어 굳이 찾지 않았었는데....

오늘 개방이라면 떡본 김에 제사를 지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코스수정이 불가피하다.

 

꼬막재로 오르다보면 코스가 너무 길어서 갑자기 비라도 쏟아지면 모처럼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토끼등 방향으로 오르며 오색으로 물든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무등산 정상에 올랐다 내려온 후

다음코스를 정하기로 하고 발길을 옮기는데,

산장에서 토끼등에 이르는 산책로변의 단풍이 너무도 곱다.

어느 계절이건 늧재삼거리에 오르면 어디로 갈지 늘상 갈등을 겪는다.

덕산 너덜길도 걷고 싶고 산책로의 풍취도 즐기고 싶고 어느것 하나 놓치기 싫은 욕심에서다.

하지만 오늘은 비교적 수월하게 산책로변의 단풍과 바람에 뒹구는 낙엽을 즐기며 마음까지 빨갛게 물들여 본다.

중머리재에 올라 무언지 허전해서 자세히 보니 쉼터의 지붕이 보이지 않는다.

태풍에 날아간 지붕이야 다시하면 되겠지만 수없이 쓰러져간 아까운 고목들은 어이할꼬?

중봉을 오르는 길은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결이 어찌나 세찬지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다.

중봉과 서석을 지나 처음으로 지왕봉을 만났으나 감회가 깊지 않음은 아마도 천왕봉을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많아서는 아닐까?

하지만 지왕봉을 볼 수 있음도 다행한 일이요.

머잖아 천왕봉을 만날 날도 머잖아 오게 될 것이다.

 

 

정상부를 휘돌아 내려와 장불제에 도착하니 바람들만 잔치를 벌일 뿐 한산하다.

백마등도 타보고 싶지만 백마능선과 안양산은 다음을 기약하고 규봉암으로 향한다.

규봉암을 지나 신선대입구에 이르니 으악새들이 바람따라 군무를 추며 울부짖고 있다.

억새길을 따라 신선대 방향으로 걷는데, 장난이 아닌 바람결을 못이기고

억새숲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꼬막재를 향해 하루의 마감을 향해 걷는다.

오늘 하루 마음껏 가을을 즐겼으니, 내 어찌 가을을 그냥 지나쳤다 말할 수 있겠나?

여보시게!

깊어가는 가을을 함께 즐기보지 않으시려는가?

 

산행코스 : 무등산산장-늦재삼거리- 늦재-바람재-토끼등-봉황대-백운암터-중머리재-용추봉-중봉-서석대-지왕봉(무등산정상군부대-천왕봉은 아직도 미개방)

-장불재-지공너덜길-석불암-규봉암-신선대억새평전-꼬막재-무등산장

늦재삼거리

 

늦재

 

 

 

 

 

 

 

 

덕산정

 

바람재

 

 

 

 

 

 

 

 

 

 

 

 

 

덕산너덜겅

 

 

덕산약수터

 

 

토끼등

 

 

 

 

 

봉황대

 

 

 

 

백운암터

 

 

 

 

 

 

 

어쩐지 허전하다했더니 중머리재 쉼터의 지붕은 볼라벤이 쓸어가 버렸나보다.

 

중머리에서 바라본 중봉 오르는 길목의 용추봉

 

중머리에서 바라본 장불재

 

중머리에서 바라본 세인봉방향

 

중봉을 향해....

 

 

 

중봉을 오르며 조망한 중머리재

 

너럭바위에 자리를 잡고 짐을 줄이기 위해 김밥과 막걸리 한병을 처분하며 바라본 하늘엔 구름이 새털처럼 흩어져 있다.

 

 

 

서석대와 무등산정상이 가깝다.

 

내려다보는 산빛은 아직도 추색이 완연한데....

 

솔아! 너는 홀로 푸르구나!

 

용추봉과 중봉

 

 

중봉오르는 길목의 용추봉에서 바라본...

 

 

중봉과 정상부

중머리재와 세인봉

 

 

 

중봉

 

 

중봉의 억새는 하얀두건을 벗었다.

 

 

 

 

 

 

 

 

서석을 오르며 내려다본 중봉

 

 

 

 

서석은 겨울옷으로 바꿔 입었다.

 

 

 

 

 

무등산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왕봉

 

서석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목을 가로막던 목책이 걷혔다.

인왕봉이 바로 코앞에 있건만 그 동안 다가갈 수  없었다.

날씨 탓인지 오늘은 사람이 많지 않다.

 

 

 

지왕봉이다.

지왕봉은 가끔씩이나마 가까이 할 수 있지만 천왕봉은 언제쯤 우리품으로 돌아 올 수 있을런지?

 

 

 

지왕봉옆 전망대

 

무등산정상 전망대에서 주변을 잠시 조망해 본다.

 

 

 

 

 

 

 

 

 

 

반사경속에 유일한 인증샷을 날린다.

 

 

 

장불재에도 세찬 바람탓인지 인파가 적다.

 

서석과 입석대

오늘은 입석대와는 멀리서 인사를 나눈다

아까 만났던 서석과도 다시 작별하고...

 

백마능선과의 만남은 은 다음을 기약하며 규봉암으로........

 

 

 

 

 

 

규봉암 가는 길목의 지공너덜길에 있는 석불암이 보인다.

그리고 안양산도...

 

 

 

 

 

규봉암의 옆문으로 들어간다.

 

 

 

 

 

 

 

 

 

 

 

 

 

 

신선대

 

신선대입구 억새평전에는 세찬바람에 울어대는 으악새소리가 바람소리보다 크다.

 

 

 

 

신선대에 오를까했으나 바람이 어찌나 매몰차게 부는지 억새밭에 둥지를 틀고 앉아 남은 김밥에 막걸리 한병으로 민생고를 해결한다.

 

 

 

 

 

 

꼬막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