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 살도록 한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로 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도 알았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가 되어 그것을 감당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성숙시킨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늘 나를 낮추고 소박하게 살았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기쁨을 전해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듯이
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했으며,
삶의 고개 하나하나를 잘 넘게 하였습니다.
모든 짐들이 내 삶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 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게 합니다.
-좋은 글 中에서-
산에 오르다보면 처음에는 가벼웠던 짐들이 차츰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짐이란 원래가 거추장스러운 존재니까요.
그리고 똑 같은 무게의 짐도 가파른 길을 오를 때와
완만한 길을 따라 걸을 때의 느낌은 또 다릅니다.
그러나 짐이 무겁다고 벗어던지고 산에 오른다면
나뭇그늘 아래 자리하고 앉아 산골짜기를 타고 올라오는 시원한 산들바람 맞으며
배낭속의 짐을 비우며 느끼는 그러한 기쁨을 누릴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가벼이 올라온 대가로 허겁지겁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하산을 서둘러야 할 겁니다.
어쩌면 인생의 짐도 그러하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가 짊어지고 살아가는 짐은 고통이기도 하겠지만,
때로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이기도 하고,
일정한 목적지까지 매고 가야하는 목표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무게감이 느껴질 때면
누군들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어찌 들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가야지요.
더러는 모든 걸 홀로 감당해야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또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입니까?
힘겹더라도 내가 감당해 나갈 수 있는 짐이 지워져 있음은 기쁨이고 행복일지도 모릅니다.
연말이 다가옵니다.
모든 이들이 연말연시라는 이 강을 좀 더 가볍고 희망에 찬 몸짓으로 가뿐하게 건너실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장은아의 “고귀한 선물”
https://youtu.be/yXkKu2MbxpA
장은숙의 “춤을 추어요”
https://youtu.be/o53sf-MQR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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